[대구복지논단]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하며 여러분께 드리는 당부
[대구복지논단]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하며 여러분께 드리는 당부
  • 승인 2022.05.0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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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욱 대구아동복지협회장
2022년 5월 5일은 우리나라에서 어린이날을 기념한 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우리나라 어린이날은 1922년 5월 1일 천도교 소년회에서 세계 최초로 어린이날 행사를 열며 시작되었고, 이듬해인 1923년 5월 1일부터 전국적인 기념일이 되었습니다.

참고적으로 1923년 5월 1일은 당시 도쿄 유학생을 중심으로 어린이를 위한 색동회가 창립된 날이며, 그 중심에 계셨던 소파 방정환 선생은 아이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유명하셨지요. 당시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들었던 세계 명작 동화 10편 모아 ‘사랑의 선물’(1922)이란 제목으로 우리말로 옮기고 삽화까지 곁들여 펴내신 것은 물론 1923년 3월에는 ‘어린이’ 잡지까지 만드실 정도로 애정이 각별하셨습니다.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도 오로지 어린이만을 위한 날을 만들어 기념하고 공휴일로 지정하여 현재까지 이르고 있는 나라는 드뭅니다. 제네바 국제연합회의에서 채택된 선도적인 국제아동인권선언조차 1924년인 것을 보면 처음부터 어린이들을 배려하고 존중하기 위한 의도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어린이날은 역사적으로도 대단히 의미 깊다고 생각합니다.

대구 아동복지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역사적인 100주년 어린이날을, 코로나 팬데믹으로 우울하던 지난 2년여 떨쳐버리고 화창한 5월에 기념하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그때의 뜻을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1923년 5월 1일 첫 번째 어린이날 기념행사에서 배포된 ‘어른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어린이에 대한 존중을 부탁한 것입니다. 장유유서의 유교적 전통과 일제 치하의 어려운 시기에 많이 억눌려 있었을 당시 어린이들이 인격적으로 존중받길 바라는 마음이셨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로부터 100년, 세상은 눈부시게 변했고, 우리나라는 농촌사회에서 산업 자본주의 사회로, 이제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국가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오늘날 어린이에 대한 존중, 아동의 인권은 어떠합니까? 다행스럽게 이 또한 많은 발전을 거듭했고, 이제는 학대 받고 힘든 어린이를 적극적으로 찾아 보호하는 체계까지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 어린이날 100주년인 2022년 오늘 대한민국은 대다수의 어린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바탕이 어느 정도 마련되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아동학대가 잘못되었고, 어린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여전히 어린이에 대한 시각은 분야별로 온도 차이가 있고 평준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최근 촉법소년이 형사처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사례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던 것이나, 일부 어린이집이나 아동시설에서 있던 일로 해당 분야 모든 시설이나 선생님들이 의심 받는 사례 등이 그러합니다. 반면에 아직 선진국들 대비하여 아직 우리나라 아동학대 신고율이 낮으며, 아동 사망자 중 아동학대로 인한 것으로 예측되는 사례가 상당수 있는 것 또한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이와 별개로 요즘 아이들은 인권 교육을 잘 받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예전보다 스스로를 보호하며 때로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면 신고하는 등 좋아진 부분도 있지만, 인권이란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것이고, 서로를 존중해야한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 못 하고 다른 사람은 안중에 없이 자신의 권리만 따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며 앞으로의 인권 교육에서 좀 더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되어 집니다.

그러면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어린이 인권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일까요? 이것도 방정환 선생의 처음 생각에서 시작하면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1923년 당시 첫 번째 어린이날의 구호는 “씩씩하고 참된 소년이 됩시다. 그리고 늘 서로 사랑하며 도와갑시다”였습니다. 한류가 세계를 뒤흔들며 엄청난 영향력을 보이는 대한민국의 어린이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그것은 새로운 도전을 즐기며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나아가며, 주변 이웃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며 긍정적이고 행복하게 삶을 살아가는 어린이가 아닐까요? 그리고 늘 어떠한 형편에 있던지 간에 서로 사랑하며 도우며 함께 나아가는 것을 보여주는 어린이가 아닐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바라며 노력하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어른이 보여주어야 할 모습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에게 즐겁고 자랑스러운 아버지, 어머니, 삼촌, 이모이자, 삶의 목표, 모범이 됩시다. 그리고 이제 그만 자본주의 경쟁사회에서 벗어나서 혼자서 외롭게 나아가는 것보다 모두 함께 즐겁게 어울리는 것이 더 가치 있고 오래 가며 즐겁다는 것을 알려줍시다.

우리 어른들 또한 어린이였고, 어린이들은 또 다시 우리 후손들에게 어른이 되어갈 겁니다. 못 먹고 살던 시절 경제를 살리기 위해 피땀 흘려 노력하신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를 기억하며, 오늘은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멋지고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함께 노력해 가기를, 100주년 어린이날 즈음에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행복한 어린이들을 위해, 우리 모두 함께 건강하고 멋진 어른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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