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떠난 자리에 돈나무 화분 들여놓았다
무엇보다 키우기가 쉽고
즐겨 봤던 TV 프로 ‘꽃보다 청춘’같이
푸른 젊음을 달고 있기 때문이다
돈을 닮았다는 이파리 화분은 화수분으로 보여
사시절 돈다발 꽤나 뿌리겠다고 좋아라 하면서
돈을 치렀다 우리 집 돈의 씨
화수분에도 뿌리내렸는지
한 시절 푸른 뜻을 펼치던 잎들이
누런 지폐를 매달기 시작했다
아뿔싸, 내 의중을 들키고 말았다
◇ 최애란= 대구 출생. <心象> 신인상 등단
<해설> 세상 누군들 돈이 싫다는 사람 있을까? 정말 돈이 달리는 나무가 있다면 얼마나 신비로울까? 돈나무라서 집안에 돈을 불러들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그게 돈의 속성을 닮아 냄새가 고약하다는…. 하지만 생명력 하나는 탁월하다 하는데 그 점이라도 본받는다면 보다 나은 삶을 보장받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