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코로나 이후의 사회
[의료칼럼] 코로나 이후의 사회
  • 승인 2022.05.0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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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계명의대 교수
끝을 알 수 없었던 코로나유행이 야외 마스크 해제와 함께 종식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오미크론 이후에도 변이형은 계속 나타나겠지만 독성은 더 낮아질 것이고, 소규모 유행이 더 생기더라도 우리는 더 이상 불안해하거나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사회에 대한 많은 책들 중에서 ‘신의 화살(Apollo’s Arrow)’을 쓴 의료사회학자 크리스타키스가 비교적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스 신화에서 치유와 질병을 주관하는 태양신 아폴론은 자신을 섬기는 신관의 딸을 납치한 벌로 그리스군대를 향해 역병의 화살을 날려 감염병을 일으켰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한 사회를 예측하는 책 제목을 ‘신의 화살’로 정한 이유이다.

이 책에서는 인류가 코로나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약물보다 마스크와 신체거리두기와 같은 비약물적 개입이 중요하다는 매큐언 가설을 소개한다. 대구 유행에서 우리가 경험한 것처럼, 의료인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공익에 이바지하는 공공재로서 가장 효과적인 방역 방법이라는 사실도 알려준다.

바이러스와 질병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다양한 측면으로 분석한다. 진실을 왜곡하는 괴담과 거짓말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알려주고, 자신의 입장에 따라 방역을 자의적으로 이용하는 정치인과 언론이 국민의 불안과 무력감을 키운다는 사실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한다.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와 마녀 사냥(낙인찍기) 문제도 언급한다. 바이러스는 지위나 빈부를 따지지 않지만,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하층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준다. 우리가 이를 외면한다면 코로나 이후의 사회는 더욱 황폐해질 수밖에 없다.

크리스타키스는 이 책을 읽은 독자와의 대담에서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의 변화를, 1) 코로나 극복에 2년, 2) 사회변화 적응에 2년, 3) 코로나 충격으로 급격한 가치관과 문화의 변화가 온다는, 3단계로 예측한다. 코로나 극복으로 2년이 지난 지금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변화에 어떻게 적응해나가야 할지를 고민해야할 시기라는 것이다.

페스트나 1918년의 스페인 독감과 같은 역사는 감염병유행이 2년 정도 후에 종식될 것을 알려주지만 팬데믹 이후 우리의 삶은 저절로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으므로 적응에 노력해야 한다.

코로나로 바뀌어버린 우리의 일상이 생소하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전염병은 인간역사와 늘 함께해왔다. 2020~22년에 일어난 팬데믹은 인류가 처음 겪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처음 겪는 일일 뿐이다. 지금의 팬데믹은 하나의 역사적 전환점이 되어 우리 사회와 문화에 많은 변화를 만들지만, 앞으로도 팬더믹은 계속해서 더 자주 찾아올 것이다.

국가별로 조금씩 다른 코로나방역 정책이 다른 결과(감염자, 사망자)를 나타내었듯이, 코로나 이후의 사회적 변화도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코로나유행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응해야할 것인지 의견을 모아야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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