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빠진다.
가족보다 먼저 집에 도착하여
불을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되고 주부가 되는 그곳에
내가 먼저 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훈기를 미리 지펴야 하기 때문이다.
저녁 재래시장의 삶의 열기는
모닥불처럼 꺼지지 않는 그 무엇이
우리들을 사로잡는 것 같다.
◇박명희= 1948년 대구에서 출생. <에세이 21> 수필 등단.
<해설> 어머니의 자리라는 곳이 따뜻해야 할 이유 같음이다. 낮에는 삶의 일선에서 불을 밝히고 밤에는 가정에서 불을 밝히어 외출에서 돌아오는 가족들을 따뜻이 맞아야 하는 우리 사회에 없어선 안 될 꼭 필요한 존재, 목련의 단아한 모습처럼 빛나는 어머니라는 사랑의 이름 같음이다. -정광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