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에 녹슨 몸뚱이
숨길 곳 없다
업경대는 거울, 하늘도 물도 투명해서
발아래는 끝 모를 나락
굼벵이처럼 오므렸다 펴는 몸 안에서
간간 출렁이는 물소리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도 들린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눈 맑은 앞의 거울이
청동인 내 몸의 뒤를 구부린다
◇심수자= 1957 충남 부여에서 남. 2014년 <불교신문> 시 등단.
<해설> 나의 잘못을 아무리 숨기려 해도 모든 걸 알고 있는 염라 지옥의 거울 업경대, 그 신비로운 거울에 내 삶이 낱낱이 드러남을 아는 마음은 차마 죄를 짓지 못한다. 언제나 좋은 일만을 생각하고 정의롭게 살 것이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