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영 피아노 리사이틀, 피아노 선율로 5·18 민주화 운동 정신 기린다
강지영 피아노 리사이틀, 피아노 선율로 5·18 민주화 운동 정신 기린다
  • 황인옥
  • 승인 2022.05.1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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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광주 금호아트홀
감사·존경 등 의미 담아 선곡
희생으로 얻은 ‘낭만’ 등 연주
예술가의 사회 공헌 무대 강조
“좋은 연주 통해 관객과 소통”
피아니스트강지영
피아니스트 강지영

5·18민주화운동을 기리는 피아노 리사이틀에 “어떤 곡을 선택했는지?”에 먼저 관심이 쏠렸다.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실질적인 출발점이자 많은 희생을 치뤘던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연주자의 시각이 선정된 곡에 반영됐다는 생각에서다. 피아니스트 강지영의 시선은 ‘감사’와 ‘존경’으로 점철됐다. 5·18민주화운동으로 얻은 현재의 평온함,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던 신호탄, 희생으로 점철된 비극 등의 의미를 독주회 프로그램 속에 녹여냈다.

‘강지영 피아노 리사이틀’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에 광주 유·스퀘어문화관 금호하트홀에서 열린다. 뉴아트예술기획 주최·주관, 하이트진로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예술가의 사회적 공헌이 강조됐다. 그는 “작으나마 사회에 공헌하는 무대에 계속해서 서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며 “이번 공연은 그 연장선”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공연에선 브람스의 ‘왈츠’,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8번’, 라벨의 ‘라 발스’ 등을 연주한다. 먼저 브람스의 ‘왈츠’는 브람스의 피아노곡 중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아름다우며 태평스러운 분위기의 작품이다. 그는 “5·18민주화운동의 희생으로 얻은 현재의 평온함을 음악으로 표현할 길이 없는지 고민하다가 발견한 곡”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8번’은 베토벤 생전 가장 격동기에 쓰여진 작품이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1악장, 광활함과 섬세함이 공존하는 2악장, ‘느릿하게 동경에 넘쳐서’라고 표기된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소나타는 소나타 자체가 ‘시’라고 말할 정도로 낭만적이다. 강지영은 바로 이 곡의 ‘낭만’에 초점을 맞추고 5·18민주화운동과 결부지었다.

“베토벤의 28번은 고전주의 음악에서 낭만주의 음악으로 넘어가는 신호탄이 된 곡인데,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꽃이 5·18민주화운동을 신호탄으로 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둘 사이의 공통분모를 찾았어요.”

라벨의 ‘라 발스’는 라벨이 전쟁 시기에 작곡한 곡이다. 우아하고 고상하게 시작한 왈츠가 곡의 중반 이후를 넘어서며 점점 극적으로 변화하며 전쟁의 난폭함과 무질서함을 그려내고 있다. “군사가 개입하여 비극으로 끝맺은 5·18민주화운동이 ‘라 발스’ 곡에 오버랩 되었어요. 이 곡을 통해 비극적인 희생을 겪은 분들을 추모하고 싶었어요.”

이번 공연은 피아니스트 강지영과 그와 인연을 맺어온 후원기업인 하이트진로가 “광주에서 의미있는 공연을 해보자”고 뜻을 같이하면서 성사됐다. 여기에 광주에 뿌리를 둔 건설회사인 제일풍경채가 “뜻있는 공연에 단체로 관람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내오면서 의미가 더해졌다.

대구를 기반으로 전국으로 활동영역을 넓혀온 그에게 이번 공연은 광주에서의 첫 무대가 된다. 광주는 그 어떤 지역보다 공연을 하고 싶어했던 곳인데, 이번 5·18민주화운동 기념 무대를 계기로 광주 시민과 만나게 됐다.

“광주에서의 첫 무대를 뜻 깊은 날 의미 있는 무대로 광주의 관객들과 소통하게 되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어요. 음악으로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의미있는 공연으로 만들고 싶어요.”

매번 무대에 오르지만 그가 타협하지 않는 덕목이 있다. 바로 연주력이다. 무대 위에서 완벽한 연주를 펼치고 싶은 것은 어느 연주자나 같은 마음이지만, 좋은 연주를 향한 그의 열정은 유난히 남달랐다. 매번 무대에서 “곡 해석에 충실하며 좋은 연주를 선사하겠다”며 혼신을 다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선 연주력 못지않게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의미도 중요하게 다룬다. 연주와 함께 그의 해설을 곁들이며 음악을 통한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는데 집중한다.

“이번 무대는 연주곡과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연결 지으며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한 뜻을 기리게 될 겁니다.”

강지영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학사, 석사,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하고, 빈 국립음대 재학 중 요세프 디히러 국제콩쿠르 1위, 빈국제콩쿠르 2위에 입상하며 피아니스트로서의 기반을 탄탄히 쌓았다.

그는 브람스음악협회 초청연주를 비롯해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 음악회, 부다페스트 음악축제 등 유럽 여러 도시에서 연주회를 가졌다.

2006년 귀국한 이후부터 다양한 콘셉트의 연주회를 펼쳤다. 총 9회에 걸친 베토벤 소나타 전곡 시리즈 공연이 대표적이다.

그가 매년 독주회나 초청 무대에 오르며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는 원동력은 “마르지 않고 샘솟는 공연에 대한 아이디어”다. 앞으로도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들로 계속해서 공연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매 공연마다 다른 콘셉트와 스토리를 기획하는 것은 연주력 만큼이나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것이 곧 청중과의 소통력을 높이기 위한 배려죠. 저는 앞으로도 청중을 향한 좋은 콘셉트를 끊임없이 개발하며 공연을 이어갈 것입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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