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현안과 과제] (2) 취수원 이전 넘어 중수도 구상을 “중수도, 100년 걸려도 도입해야”
[대구의 현안과 과제] (2) 취수원 이전 넘어 중수도 구상을 “중수도, 100년 걸려도 도입해야”
  • 김종현
  • 승인 2022.05.1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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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해평취수원 공동 이용
김장호 시장후보 재검토 거론
안동댐물 대구 공급도 난항
홍준표 “식수와 중수도 분리
물공급 이원화 바람직” 강조
미국·일본 등서 도입 잇따라
구미해평취수원공동이용반대기자회견
낙동강대구경북네트워크는 지난 4일 대구시청 앞에서 구미 해평 취수원 공동이용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영호기자

최근 가뭄이 심해지면서 한국 수자원공사와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운문댐 방류량을 줄였다. 이에 따라 운문댐 물이 공급되던 대구시 수성구 등 일부 지역에 이달초부터 낙동강물이 공급되고 있다.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김정섭 본부장은 “운문댐 저수율이 현재 28% 수준인데 앞으로 17%로 떨어지면 비상급수시설 운영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석달동안 비가 안와서 그정도까지 떨어진다는 가정은 하기 어렵고 금호강 비상급수시설도 만들어 놨기 때문에 2018년과 같은 비상사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지구 기후환경 변화로 언제 심각한 가뭄이 발생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후보는 대구 물문제 해결을 위해 ‘맑은물 하이웨이’를 제안한 적이 있다. 홍 후보는 이달초 영천댐과 운문댐을 둘러보고 “1급수인 댐물에 비해 원수의 수질이 떨어지는 낙동강 지표수는 고도정수처리에 큰 비용이 발생하므로 도수관로 설치를 통한 댐물 공급이 오히려 경제적인 측면에서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식수와 중수도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물공급을 이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구미시장 선거에서도 지난달 대구시, 경북도, 구미시, 정부가 체결한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이 도마위에 올랐다. ‘구미 해평취수원의 대구 공동 이용’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후보는 해결 1순위로 삼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 김장호 구미시장후보는 재검토를 거론하고 있다. 권영진 시장 시절 힘들여 맺은 협정이 1달만에 방향을 잃을 수도 있다.

대구시 취수원다변화 추진단 김희석 단장은 “환경부에서 이미 방침까지 정해졌고 새로운 시장에 의한 새 구상이 나오더라도 해평취수원 이전사업이 중지되지는 않을 것이다. 맑은물 하이웨이에 대해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영남권 전체의 모든 댐을 연결하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고 했다.

안동댐물을 대구로 공급하는 것은 가장 좋은 안이 될 수 있지만 지역정서를 극복해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경남의 경우 남강댐이나 합천댐 물을 하류 지자체에 공급하는 안이 쉽게 해결되지 않고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안동 지역 정서 역시 댐 조성이후 안개피해를 보는 등 댐에 대한 불만이 높아 인적교류도 빈번하지 않은 대구로 물을 공급하는데 반대가 많다. 성주댐을 공급수계에 포함시키려면 인근지역을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해 문제해결이 쉽지않다. 군위·공산·가창댐은 물 량이 워낙 적어 대구의 수원으로 쓰기가 불가능하다는 대구시의 판단이다. 영천댐 유효총량은 12억톤 임하댐은 5.9억톤이다. 댐 인근 지역을 다 수몰시켜도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안동댐에서 대구로 관로를 설치하는데 대략 1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현제도 대구에는 매곡에서 생산하는 하루 52만톤을 포함해 70만톤이 안동댐물이라고 볼 수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물 총량이 대구경북이 쓰기에 빠듯하니 충주댐(남한강계)에서 가져오면 되지만 이 또한 관로시설비와 지역정서를 넘어서야 한다. 깨끗한 댐물을 끌어온다는 공약이 정식으로 발표되면 시민들로서는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어떤 실행 방안이 뒷받침되느냐이다.

홍후보도 언급했지만 물공급 이원화, 중수도에 대한 정책도 필요하다. 현재 대구의 경우 ‘삼다수보다 비싼물’을 세차에 사용하고 있다. 변기물이나 샤워하는데 이 비싼 물이 공급된다. 중수도는 사용한 수돗물을 재사용하는 것으로 부산은 이미 중수도를 도입해 공장과 숙박시설에 의무 설치하도록 하고 요금감면 조례 제정에 나섰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많은 중수도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중수도를 도입하면 낙동강물의 고도처리비용이 들지 않게 된다. 중수도가 도입되면 먹는물 요금은 비싸지게 될 것이다. 요금이 비싸진 운문댐물이 상수도로 공급되고 먹지 않는 물은 고도처리되지 않은 낙동강물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중수도를 도입하려면 수도관을 2가지로 바꿔야한다. 신축건물에 우선적으로 도입하면서 점진적으로 하게 된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중수도는 엄두가 안나 손을 대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물사정을 볼 때 앞으로 100년이 걸려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확언했다. 대구의 100년 물 정책, 새로운 대구시장 후보의 복안이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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