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아침] 지적 안 받게 되면, 그게 권력이 되는 거야
[달구벌아침] 지적 안 받게 되면, 그게 권력이 되는 거야
  • 승인 2022.05.18 2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순호 BDC심리연구소 소장
배우 윤여정 씨가 ‘집사부일체’ 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을 했다. 어느 순간 촬영장에서 감독이나 스텝들이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 지적하는 일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 순간, 자신이 이미 권력이 되어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자신의 연기가 더 이상 발전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이어서 그녀가 멋진 명언을 남겼다. 그것은 “지적 안 받게 되면 그게 권력이 되는 거야.”라는 말이었다. 멋진 배우는 생각도 멋있었다.

좋은 리더는 타인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안다. 듣기 싫은 자신에 대한 평가도 기꺼이 들을 줄 안다. 어떻게 보면 지적이 자신을 권력자로 변하지 않도록 하는 방부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하급자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 타인의 소리를 듣기 싫어지거나, 아니면 그의 잘못된 행동 등을 지적하는 사람이 없어질 때 그때는 권력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힘을 가진 사람은 늘 자신을 살필 필요가 있다. 힘이 고이면 권력이 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상급자의 비위(非違)를 감추고 숨겨주는 하급자가 있다. 상급자의 잘못된 행동을 누구보다 근거리에서 지켜봐 왔고 상세히 아는 사람이 상급자의 잘못된 행동을 못 하도록 지적해줘야 할 사람이 바로 그들인데 그들의 변명은 ‘모시던 분이라서’이다. 이 경우 이미 상급자는 힘 있는 사람을 넘어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자가 되어 버린 경우다. 상급자를 권력자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런 하급자로서의 직무유기다.

지방 선거가 코 앞이다. 오랜만에 우리 사회도 북적인다. 거리마다 현수막이 내걸렸다. ‘일 잘하는 사람’, ‘참 일꾼’ 등의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어느 한 곳도 ‘내가 권력이 되겠다’, ‘주인이 되겠다’라는 글귀는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일꾼이 되겠다’, ‘섬기겠다’라는 문구뿐이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주민을 섬기고, 지역을 섬기는 일꾼이 많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봐온 정치인들의 모습은 처음 다짐하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많이 봐왔다. 이런 나의 말에 “세상에 좋은 정치인이 얼마나 많은데” 라며 발끈하실 분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철저하게 본인의 생각이고 경험이니 널리 이해해주면 감사하겠다.

본인은 지금까지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눈동자에서 진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속으로는 ‘내가 권력이 되고 싶고, 그대들이 나를 좀 섬겨 주면 좋겠어’라는 눈빛을 가지고 겉으로는 ‘내가 그대들을 섬기는 일꾼, 하인이 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미 눈빛에 진심이 보인다. 이 나이 먹어오면서 수많은 선거가 치러지는 걸 지켜봐 왔다. 수많은 대통령의 선거, 국회의원, 지방의 리더를 뽑는 지방선거 등 무수히 많은 선거를 지켜봤다. 그리고 나에게 직접 찾아와 인사를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건네던 후보들이 당선 뒤 얼굴에 쓴 가면을 얼마나 쉬이 벗어던지는지도 지켜봐 왔다. 그래서 ‘짬밥(내공)’이란 것이 있다. 이제는 어느 정도 보인다. 눈빛에 보이고,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그의 진짜 마음이 보인다. 일하겠다고 힘을 위임해준 정치인을 권력자가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유권자로서 해야 할 의무를 하지 않은 직무유기와 같다. 쓴소리를 해야 할 땐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권력을 싫어한다. 한 마디로 힘을 가지고 힘이 약한 약자를 괴롭히는 것을 싫어한다. 역사적으로 모든 전쟁을 살펴보면 대부분, 아니 모든 전쟁은 힘을 가진 권력자, 즉 강자들의 싸움이었다.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더 가지기 위해 싸우고, 명분 때문에 싸우고, 체면 때문에 싸움을 했었다. 그리고 늘 피해를 보는 사람은 힘없는 약자들이었다. 방패막이로, 전쟁의 도구로, 싸움의 최전방에서 목숨을 담보로 무엇 때문에 싸우는지도 모르는 싸움을 해왔다. 그렇게 아픔과 상처는 늘 약자의 몫이었다. 반면에 전쟁을 통해서 얻게 되는 이익과 영광은 늘 권력자의 몫이었다. 그래서 나는 권력을 싫어한다.

힘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권력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힘은 조절할 수 있을 때 힘이라 할 수 있다. 조절되지 않는 힘, 즉 권력은 고장 난 기계와 같아서 여러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