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자연으로 돌아가라
[대구논단] 자연으로 돌아가라
  • 승인 2022.05.1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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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대구보건대 임상병리과 교수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러시아의 푸틴이라는 어리석은 지도자 한명의 오판이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매일같이 악몽처럼 지켜보고 있다. 한 인간의 탐욕으로 수십만 명의 무고한 인명이 살상 당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삶의 근본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래서 우리 모두 근원적인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에서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화두를 던져본다.

나 자신의 의식을 지혜로운 삶으로 정의하고 기초적인 행복을 찾으려면 자연으로 돌아가라. 이것이 근원적인 행복을 찾는 기초 삶의 형태다. 자연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명사형으로서의 자연과 동사형으로서의 자연이다. 영어 nature는 명사다. 만들어진 인간 이외의 환경, 산과 물, 하늘과 바람, 구름과 비 등을 총칭한 말이다. 동사형으로서의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것, 섭리와 이성, 로고스와 도를 총칭한 말이다.

명사형으로서의 자연은 그냥 진리대로 진행되어온 것들과 함께한다는 말이다. 지구나 우주나 어떤 법칙이 있어 만든 것이 아니다. 또한 신이라는 거대한 창조주가 있어 목적을 가지고 만든 것은 더더욱 아니다. ‘설계자가 의도를 가지고 만든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오묘한 물리법칙, 조화로운 움직임의 질서가 만들어졌단 말인가?’ 하고 의문을 가지게 된다. ‘설계자 없는 우주의 법칙이 저절로 만들어졌다’가 답이다. 이것이 무위자연이다. 움직임이 어떤 의도도 없이 스스로 질서를 잡아나가는 것이 우주의 법칙이다. 스스로 그렇게 되었다···.

어떤 창조주가 있어 목적을 가지고 이 오묘한 운행의 질서를 창조해냈다고 하는 믿음이 종교의 시작이다. 그렇게 해서 운명론이 힘을 얻었고, 인간은 피조물일 되었다.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내가 창조되었다면 이 세상에 나올 이유가 없다. 그냥 원래대로 있는 것이 창조보다 훨씬 나았기에 왜 만들어서 이 꼴이 되었단 말인가. ‘창조된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해서 나를 창조했다’가 답이다. 객체가 아닌 주체다. 스스로 그러하다···. 무위자연이다. 반대로 사람이 피조물로 창조되었다면 인위조작이다. 무위자연의 반대인 인위조작. 만일 거대한 창조주가 내 운명을 정해놓고 그 틀 안에서만 삶을 영위하라고 한다면 이 땅에 나올 이유가 없다. 왜 그리하라 하겠는가? 아무런 이유 없이? 대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냥 존재하고 싶어 존재하는 것이다.

만들어진 것들을 몸이라는 감각기관을 만들어 느끼려고 존재하는 것뿐이다. 그저 존재하라. 이것이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의미의 첫 번째 해답이다. 그러면,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아무런 일도 하지 말고 그저 숨만 쉬고 존재만 하라는 말이냐?’ 하는 의문이 든다. 절대 아니다, 내가 경험하고 싶은 것의 첫 번째는 먹이활동을 통해 내가 무엇이 되고 인생의 목표를 스스로 정하여 그리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먹이를 구하고 짝 활동을 하되 무엇을 정해놓고 그렇게 한다면 인위조작이다. 뜻대로 되는 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뜻을 세운다는 자체가 인위조작이다. 일을 하고 있으면 그저 일하라. 이것이 ‘그저 존재하라’의 진정한 의미이고, 자연 그대로의 해답이다.

명사로서의 자연은 환경이다. 숨 쉬는 공기와 따스한 태양, 대지 위의 숲과 맑은 물이 자연이다. 풀과 곤충, 짐승과 소리 그 자체가 존재하는 자연이다. 이 자연과 함께하는 것, 이들과 하나 되는 것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두 번째 의미다. 그러면, 어떻게 하나 되는 체험을 한단 말인가? 이것이 또 다른 생활 공부다. 스스로의 몸에 대해 진정한 감사를 해본 일이 있는가? 들을 수 있는 귀, 볼 수 있는 눈. 맛을 느끼는 입, 냄새를 맡는 코에 대해 뼈가 저리도록 감사해본 일은 드물 것이다.

잠을 잔다는 의미가 감각기관을 닫고 의식 그 자체로서만 존재한다는 것이고, 깬다는 말은 몸의 감각기관이 살아난다는 의미다. 막 감각이 살아나면 먼저 소리가 들린다. 자연의 소리이든 인간의 소리이든 들리기 시작하면 정말이지 고마웠다. 아내가 부엌에서 내는 그릇 부딪히는 소리와 물소리가 얼마나 감사한지 몰랐다. ‘내가 살아있구나. 몸의 감각기관이 활동을 시작하는구나’ 이것이 생명이다. 내 생명이 정상적으로 활동한다. 다른 무엇을 원한단 말인가? 이 감각이 활동하는 이상으로 바랄 것이 무엇이 있단 말이야. 가슴이 뛰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했다. 이 감각기관으로 체험하는 것, 바로 스스로 만든 자연을 체험하는 것이 ‘자연으로 돌아가라’다.

내 의식이 그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산과 물, 숲의 경이로움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석양의 노을빛을 보고 온몸이 전율을 일으킬 정도로 아름답다고 느껴본 적이 있는가? 이 몸과 자연을 사랑하면서 생활 속의 나를 바라보라. 나는 그저 행복하다는 느낌이 오지 않는가?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거늘…. 바라건데 우매한 푸틴이 자연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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