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인문학] 부정감정을 긍정감정으로 쉽게 바꾸는 방법
[치유의 인문학] 부정감정을 긍정감정으로 쉽게 바꾸는 방법
  • 승인 2022.05.1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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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삼 대구한의대 교수

'알다시피 세상에는 가장 쉽고도 어려운 일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일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이 당신의 핸드폰에 카톡으로 왔다면 여러분은 과연 어떤 답을 적을까? 물론 사람마다 정답이 다르겠지만 심리와 상담을 전공하는 저의 대답은 초지일관 똑같다. '부정감정을 긍정감정으로 바꾸는 것'. 제가 내린 결론을 특별히 부정할 분들은 많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내 생각대로, 내 주문대로 술술 풀리지 않는다는 걸 살면서 너무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 세상일이 내 것이 아니라서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면 내 마음은 내 것인데 왜 내 마음대로 못 바꿀까? 이런 생각도 여러 번 해보았을 것이다.

자! 그럼 우리는 이렇게 명쾌하고 단순한 진리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의 채널을 왜 쉽게 바꾸지 못할까? 시간과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 출발은 인간의 오랜 삶의 경험 때문이다. 인류는 이 땅에서 거친 삶의 시간들을 살아왔다. 그리고 자기방어와 부정적 생각(의심)을 가지며 조심스럽게 살아온 사람들의 생존확률이 높다는 걸 경험으로 알았다. 소위 용기란 명분으로 겁 없이 나섰다가 명을 재촉한 사람들이 수없이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조심조심, 적당히, 안정적으로 그리고 모든 걸 의심하며 사는 게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길이라는 걸 알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경험들은 인간의 유전적 DNA에 깊이 각인이 되었다. 소위 생존 진화론이다. 오랜 경륜과 역사를 가진 부정 생각을 긍정 생각으로 채널을 확 바꾸기 위해선 '용기'와 '실천'이 그래서 필요하다.

얼마 전 친한 누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난 집 밖을 나설 때마다 걱정 때문에 일을 제대로 못 봐! 가스 밸브는 잠갔는지, 문단속은 했는지, 불은 껐는지…." 결국은 외출하다 말고 다시 들어와 확인하고 나가야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범불안장애의 전형적인 사례다. 이게 연결되어 평소에도 자식 걱정, 남편 걱정 등 하루종일 걱정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그래서 필자가 가장 심각한 외출 후 집안 걱정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누님 외출하실 때 포스트잇에 밸브확인! 전등확인! 문단속 확인!을 적어 현관문에 붙여놓고 나갈 때마다 소리 내어 복창하시고 나가시면 됩니다. 딱, 그렇게 한 달만 하시면 절대 두 번 돌아오시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단, 꼭 소리 내어 복창하셔야 합니다." 단단히 주의를 준 덕분인지 한 달 지나서 전화가 왔다. "동생! 덕분에 이제는 마음 놓고 외출하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불안을 없애는 가장 빠른 방법은 확신이다. 확신은 믿음이고 신뢰다. 필자가 누님에게 복창을 요구했던 이유는 일종의 확신과 믿음의 자기체면이었다. 한 달이면 행동이 습관이 되는 가장 완벽한 시간이다. 결국 누님은 한 달 만에 자기 믿음을 완성했다.

사람들이 하는 많은 걱정을 비율로 환산해 보았다. 그랬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사람들의 걱정 중 99% 이상이 지금 상황에는 전혀 필요하지 않는 걱정이었기 때문이다. 걱정의 40%는 오지도 않는 미래 걱정이었고 30%는 이미 지나간 과거 걱정이었다. 그리고 22%는 생활 중 부족한 부분에 대한 걱정이고 4%는 절대로 바뀌지 않는 일에 대한 걱정, 그리고 나머지 3%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걱정이었다. 하버드 심리학과 팀에서 걱정을 계량해서 나온 통계이니 믿을 수 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에게 다음과 같이 4까지 방법으로 불안과 걱정을 말끔히 없애는 솔루션을 제안한다. 첫 번째는 중요성으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걱정이 나에게 중요한 일인가?'를 따져보는 일이다. 두 번째는 적절성으로 '내 불안과 걱정이 적절한가?'이다. 일반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까 자문하고 그렇지 않다면 자기 생각을 수정하라는 의미다. 세 번째는 변경의 문제로 '지금 내가 걱정함으로써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거다. 네 번째는 가치의 문제로 '나의 걱정이 정말로 가치 있는 일인가?'를 따져보는 거다. 스스로에게 던진 4가지 질문에서 단 하나라도 '아니다'라는 대답이 나오면 미련없이 불안과 걱정을 버려야 한다. 그것보다는 지금 내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처리하는데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걱정하기 전 반드시 확인하자. 중요성과 적절성 그리고 변경과 가치의 문제. 모두가 'OK'하지 않으면 단호히 걱정을 끊어라!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으면 걱정이 없겠다'라고 일갈한 성철 스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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