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부모라는 죄인이 되다
[의료칼럼] 부모라는 죄인이 되다
  • 승인 2022.05.22 21: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연수 대구시의사회 재무 이사·임연수소아청소년과 원장
새 정부 출범 이후 이런저런 논란이 있음에도 대부분의 장관 임명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정호영 복지부 장관에 대한 임명은 계속 미루어지고 있다. 같은 의료인으로서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한 일이다. 그분을 지지한다고 하면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비난을 해서 선뜻 무어라고 하지 못하고 소아청소년과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되어 씁쓸하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을 들여다보면 불법은 없으나 인정상, 도덕적인 인과 관계로 혹은 이해 충돌 적인 면에서 자진 사퇴를 해야 한다는 중론이 대부분이다. ‘아빠찬스를 썼을 것이다’, ‘병역 비리가 있었을 것이다’라는 ‘그럴 것이다’라는 추측만이 있을 뿐 실제적인 불법이 밝혀진 것은 없다.

아들 편입학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데 의과 대학과 병원과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인으로서는 병원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청탁이나 부정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국립대학병원이든 다른 3차 병원이든 보직이라는 것이 일만 많고 책임만 많을 뿐이고 2-3년 간의 임시직이나 마찬가지라서 병원장에게 잘 보여야 하는 구조 자체가 아니다. 그리고 각자 임상이나 기초 과가 다르다 보니 다른 과 과장이나 직위를 가진 분에게도 수직적인 관계 자체가 이루어질 수가 없고(각자 과의 특성이 있어서) 쉽게 부탁할 수 있는 분위기 자체가 아니다. 그리고 친구 중에 의과 대학 기초 교수로 있는 친구에게 물어보아도 청탁을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고 특히 의전원 시절이나 편입학이 이루어지던 시기에 자칫하면 말 나올 수 있으니 특히 면접 때 신경을 쓰라는 얘기를 수도 없이 들었고 아직 아무에게도 우리 아이 잘 봐달라는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 친구도 이런 얘기들이 나왔을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말을 못 꺼내고 있을 뿐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리고 이재태 교수님이 쓰신 글에도 나오지만 정 후보님의 아들이 시험을 쳤는지도 몰랐다고 하셨는데 진짜로 모르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워낙 성품이 곧으신 분이라 후배 의사가 청탁을 할 수도 없었을 거고, 청탁을 했다 해도 들어주실 분도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청문회에서 2017년은 같은 내용의 지원서로 떨어졌는데 2018년은 왜 붙었냐고 따졌는데 (미안한 얘기지만) 바보 아닌가 싶다. 같은 내용이라도 그해의 지원자 수에 따라 경쟁률이 다르고 특히 2018년 정부의 권장으로 만들어진 지역인재 할당제가 있어 상대 점수가 높아진다면 당연히 합격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다른 얘기지만 작년에 입시에 떨어지면 올해도 입시에 떨어질 텐데 재수 삼수는 왜 하는 걸까. 그리고 학사성적이 2등, 영어 성적이 3등 게다가 면접점수는 8등, 구술 평가 점수는 10등으로 객관적 지표 점수가 높다면 잘 봐주어서 합격했다는 말 자체가 맞지 않는 얘기가 아닌가.

딸의 입학도 처음부터 합격을 시킨 게 아니라 후보 5번이어서 다행히 합격을 했고, 이런 경우처럼 후보였다가 더 좋은 대학에 합격한 경우는 주변에 흔히 있는 일이다. 후보자님 딸 앞에 몇 명을 다 섭외해서 입학을 포기시켜야 하는데 만약 정 후보님이 그런 능력이 있다면 아마 신에 가까운 능력자이시니 장관 임명을 서둘러야 한다. 그 능력과 미래를 보시는 눈이 남다르시므로. 그렇다면 도예공이 대를 물려 수제자를 키울 때 우리 자식들은 어려서부터 자주 봐왔으니 선점한 상태여서 다른 사람과 형편이 맞지 않는다고 제자의 길을 갈 수 없게 막아야 한다. 부모로서 내가 가본 길이라서 덜 두렵고 조언 한마디라도 해줄 수 있을 것이고 또 자식의 입장에서도 아빠의 길을 보았으니 당연히 그 길을 따르고 싶었을 것인데 그 마음마저 나쁜 마음으로 치부하는 건 오히려 역차별이 아닐까.

이것저것을 떠나 필자는 정호영 후보님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2020년 3월 대구가 코로나로 힘들 때 전국 최초로 생활 치료센터를 운영 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셨고 무조건 입원을 시키던 형태를 떠나 경·중증에 따라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여는데 많은 일을 하신 것을 옆에서 봐왔다. 제자들도 하나같이 의료계의 현안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공정하신 분이라고 얘기하는데 말도 안되는 의혹으로 그분 자체를 폄하하는 일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