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듯
그리운 듯
몸 흔들고 있다.
버리고 떠난
기다림 어쩌지 못해
달밤이면
마음 허옇게 삭아버린
저 모습
숨기지 못한 채
그리운 듯
그리운 듯
몸 서걱이며
울고 있다.
◇김종근= 1954년 경북 의성에서 남. <心象>으로 등단
<해설> 누가 등 떠밀어 보낸 것도 아닌데 흐르는 시간 속으로 홀연히 사라져간 인연의 뒷모습처럼 하얗게 탈색된 기억들이 억새의 흔들림에 투영되어 그리움을 유발한다. 생동의 빛이란 찾아볼 수 없는 가을, 달빛 아래 춤추는 억새 앞이라면 더 깊어지는 심상이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