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 몸엔 민주당의 피가”… 얼마나 더 입법 농단할 건가
[사설] “제 몸엔 민주당의 피가”… 얼마나 더 입법 농단할 건가
  • 승인 2022.05.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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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제21대 국회의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민주당은 24일 화상 의원총회를 열어 친노·친문의 5선 중진 김 의원을 차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냈고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 격이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그러나 김진표 의장 체제의 후반기 국회 개원을 앞두고 우려가 앞선다. 그가 국회의장을 민주당 당의장으로 착각하고 있어서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이 확실하게 작동하는 국회, 의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국회, 많은 성과를 내는 민생 국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회의 권위를 지키는 의장, 할 말을 하는 의장으로서 역할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국회의장은 다수당에서 배출하지만 당선된 후에는 당적 보유를 금지한 국회법에 따라 무소속이 된다. 그런데도 그는 “입법부 수장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막고 성과를 주도하는 국회의장이 되겠다” “제 몸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른다” “국회의장이 되더라도 민주당의 일원임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독선과 야만의 시대”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보다 엄혹한 시절이 될 것”이라고도 악담했다. 대놓고 민주당 당의장 노릇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5선 김진표 의원이 최근 ‘검수완박’ 국면에서 민주당의 강행처리에 일조한 것도 국회의장 선거에서 강경파 표심을 얻기 위한 사전포석이 분명하다. 국회 최고령 의원인 김 의원은 최고령 의원이 안건조정위원장을 맡는 관례를 이용, 당시 법제사법위원회에 보임해 소수당의 마지막 견제 장치인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을 떼 중립을 지키는 게 아니라 민주당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니 윤석열정부의 앞날은 첩첩산중이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법안 의결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법사위원장은 법안의 최종 관문인 법사위 회의 주재권이 있고, 국회의장은 본회의 상정권이 있다. 참여정부 시절 이래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여야가 나눠서 맡는 관례를 2020년 총선에서 180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국정 안정을 핑계로 의장은 물론 법사위원장 등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마음대로 해 보라. 지방선거가 코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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