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논단] 국제적 소양을 위한 교육
[교육논단] 국제적 소양을 위한 교육
  • 승인 2022.05.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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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대구영선초등학교 교사
교육학 박사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개정 중점의 하나는 ‘새로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과정’이다. 미래에 대응하는 새로운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자기 주도성을 갖추고 창의와 혁신의 기술을 지닌 공동체적 시민으로 자라길 원한다. 다양한 미래역량 중 IB가 말하는 ‘국제적 소양’을 위한 교육은 미래가 요구하는 역량이자, 바라는 인간상의 한 면모다.

IB교육은 국제적 소양을 높이는 것을 궁극적인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 목적으로 삼고 있다. 학생들은 국지적인 것이 아닌 세계 공동의 고민거리를 초학문주제로 삼고, 이를 학생 주도성을 바탕으로 4-6주 정도의 긴 호흡으로 함께 배워나간다. 세계의 문제는 곧 우리가 해결하는 문제다 보니 자연스럽게 넓은 마인드를 갖추게 된다. 해외의 IB학교들과 갑자기 협력학습을 운영하더라도, 세계 공동의 주제를 학습하기 때문에 학습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다.

오늘 영선초에서는 상반기 국제 바칼로레아 초등과정(IB PYP)의 수업 나눔 행사가 열린다. 전 학급이 공개에 참여하기까지 수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였다. 특히나 국제적인 마인드의 측면에서, 학생들이 학습을 통하여 정말 세계 속의 당당한 학습자로 나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촉진하였다. 국제적 소양을 갖춘 학습자가 되기 위하여 우리는 학생이 배워야 할 개념이 너무 좁지는 않은지, 우리 문화만을 중심에 놓고 가르치지는 않는지 고민하였다. IB의 틀을 놓고 국가 교육과정이 지도되면서 지나치게 국지적인 내용들의 경우, 세계적인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재검토하였다.

내가 공개할 학급의 경우에는 ‘인간의 이동과 이주’와 관련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학생들은 사람들이 왜 이동하게 되는지에 대하여 깊이 있는 탐구를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사례를 통하여 전쟁 피난민의 이동에 대하여 조명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투발루 장관의 잠긴 섬에서의 연설을 보면서 기후 문제가 사람들이 터전을 잃게 되는 과정에 주목하기도 하였다. 교육을 위하여 수성구로 학령기 가족이 포함된 가구가 많은 이동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영국, 미국, 필리핀, 중국 등으로 이동하기도 함을 밝혔다. 아이들은 이러한 탐구를 바탕으로 오늘 인구 이동의 원인을 나름의 기준으로 분류하고, 이를 중심 문장으로 작성하고자 한다.

사실 단 차시 수업으로는 IB 프로그램, 그 여정을 잘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에 40분의 공개가 아쉬움이 있긴 하다. 우스갯소리로 몇몇 선생님들과 외국인학교의 IB공개와 같이 한 주 가량 실습형으로 오셔서 주제를 운영하는 과정에 긴 호흡으로 함께하면 더 잘 아시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아쉬운 대로 교실의 환경 자체가 탐구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기에 그 과정을 추리해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여하간 본시 학습 과정 속의 짧은 수업의 장면에서 참관자는 어떤 관점으로 수업을 보았으며, 어떤 질문거리가 생겼을지 꽤 궁금하다.

수업이 끝난 이후에는 수업 나눔 협의회를 개최하여 IB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수업의 운영에 대한 토크쇼도 개최한다. 사회자는 IB 프로그램을 운영해 본 적 없는 선생님을 모셔서, 참관자와 같은 입장에서 궁금증을 함께 해결하는 시간을 가진다. 특히 멘티미터, 페들렛 등을 사용하여 일방적인 방식의 내용 전달이 아닌, 참관자가 함께 참여하는 자리로 만들 예정이다. 몇몇 선생님은 스스로의 수업을 어떻게 만들어갔는지 그 과정을 소개하기도 할 것이다.

이번 우리 학교의 IB수업에 대한 공유는 미래역량을 위한 교육의 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특정 교육 방법이 우수하다 해서 대구시 관내 학교 전체가 단 한 가지 교육 방법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IB가 좋다고 해서 모든 학교에 IB를 보급하고 이를 도입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다만 IB교육은 국제적 소양과 같은 미래역량을 키우는 교육 중 한 사례로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학교가 저마다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이후 세대를 살아가는 학습자에게 키워주어야 할 역량을 선정하고, 이를 다양하게 교육의 방향을 펼쳐나가고 공유하는 과정은 교육의 발전을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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