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준의 세상이야기] 세계제국으로의 기행Ⅰ : 로마에서 오스만투르크까지
[김호준의 세상이야기] 세계제국으로의 기행Ⅰ : 로마에서 오스만투르크까지
  • 승인 2022.05.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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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준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조지워싱턴대 국제정치학 박사
“세계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국제정치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질문이다. 인간의 생로병사와 마찬가지로 제국도 흥망성쇠가 있고 하나의 제국이 무너지면 또 하나의 제국이 일어나는 것이 역사의 철칙이다. 자연의 무자비한 혼돈 속에서 대부분의 생명체는 길을 잃었지만 인류만이 위기 때마다 번영으로 가는 열쇠를 찾아냈다.

세계 리더십의 바통은 로마(BC27~476), 사산왕조 페르시아, 이슬람 제국, 바이킹 시대(800~1050), 몽고(1215~1337), 오스만투르크, 15세기 포르투칼, 16세기 스페인, 17세기 네덜란드, 18세기 프랑스, 19세기 영국, 20세기 미국 그리고 21세기 미국 또는 중국으로 이어져왔다.

세계 최강의 군대를 보유했던 인구 백만의 도시 로마는 지중해를 넘어 중동까지, 세계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6,000만명을 지배했다. 그런 로마제국도 게르만 전사인 반달족에 의해 강간, 강탈, 약탈당하고 무너졌다. 로마를 보면 제국은 초신성과 같이 아무리 찬란하게 빛나도 곧 사라지게 될 운명임을 알 수 있다. 로마가 멸망하고 유럽이 산산조각나면서 유럽은 전쟁과 폭력, 기아가 난무하는 중세 암흑시대로 빠져들게 되었다.

태양빛에 그을린 아랍족의 예언자 무함마드는 637년 새로운 종교 이슬람을 창시하였다. 아라비아 사막에는 부와 명예의 상징인 금이 대량으로 묻혀 있었고 이슬람 제국은 금을 이용해서 강력한 군대를 건설했다. 이슬람 제국은 아라비아, 북아프리카, 스페인을 연결하고 도로 6천개, 이슬람사원 3만개, 천문, 지리, 수학, 0에서 9까지의 아라비아 숫자를 만들어냈다.

800~1050년의 유럽은 바이킹 시대였다. 바이킹족은 완벽한 신체구조를 가지고 도끼를 들고 다니며 문란한 생활을 했으며 밤낮으로 술을 마셨다. 바이킹의 주 무역상품은 모피를 팔고 아라비아의 황금을 그 대가로 받아오는 것이었다. 8만여 명의 바이킹이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스페인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최첨단 기술을 장착한 바이킹선 때문이었다. 바이킹선은 시속 37km로 지금의 경주용 요트 수준의 속도를 낼 수 있었으며, 참나무 판자를 여러 겹 대서 적을 공격할 때 소리 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 바이킹은 러시아를 거쳐 북아메리카까지 진출하였다. 바이킹선의 노 젓는 사람을 Russ라 하는데 러시아는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1095년에서 1291년까지 유럽 로마가톨릭 국가들은 이슬람 수중에 있었던 예루살렘의 탈환 및 왕들의 영토, 세력 확장을 위해 7차에 걸친 십자군 전쟁을 감행하였다. 십자군 전쟁은 기독교와 아랍 이슬람 사이의 최초의 문명 충돌이며, 신의 이름으로 장애는 없고 십자군에 참여하는 것만이 천국으로 가는 패스포트이며 모조리 죽여라는 구호 속에 수많은 유대인들이 대량 학살되었다.

1216년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아버지를 살해하고 몽고를 통일한 칭기즈 칸(universal leader를 의미함)이 인간 형태의 적자생존의 사례로는 처음으로 유라시아 제국을 건설했다. 몽고가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몽고기병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 스타일 때문이다. 몽고인들은 3살 때부터 말타기를 배워 말 위에서 먹고 자고 4필의 말을 거느렸다. 제2차 세계대전 때 Jeep차가 나오기 전까지 가장 빠른 기동력으로 하루 480km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몽고군은 몽고군이 쳐들어온다는 소문보다 빨랐다. 몽고군 활의 사거리도 1,050 feet였는데 당시 일반 활의 사거리는 750feet였다.

몽고의 세계 정복은 적자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강력한 복사에너지로 몽고의 목초지가 사막으로 바뀌었고, 몽고는 살아남기 위해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은 몽고가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인 곡식과 비단, 차를 제공했다. 몽고가 정복대상을 정하면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항복하지 않으면 죽음뿐이었고, 바그다드에서는 사람 두개골 10만개로 탑을 만드는 잔인함을 보여주었다. 몽고군은 4,000여만 명을 죽이고 로마보다 더 넓은 제국을 만들어냈다.

한편 1337년 중국에서 발병한 흑사병은 벼룩에 의해 전파되기 시작했다. 벼룩은 새로운 숙주로 쥐를 찾아냈고 쥐는 암수 한 쌍이 200마리 새끼를 낳는다. 당시 인구 1억의 인구 밀집 지역인 유럽으로 건너간 흑사병은 5,000만 명의 목숨을 빼앗아갔고 이 때 현재를 즐기라는 카르페디엠이 유행했다. 위험과 혼돈의 기운이 인류를 덮쳐 인류를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갔으나 대서양 바다와 사막이 더 이상의 전염을 막아주었다.

14세기 초 오스만은 힘을 키워 아나톨리아를 통일하고 유럽으로 진군해 비잔틴 제국을 멸망시켰다. 보스니아에서 이란 동부, 북아프리카에서 우크라이나에 이르는 로마제국 이후 최대의 지중해 국가로 부상한 오스만제국은 유럽 강국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비잔틴 제국을 정복한 마호메트 2세는 새로운 수도 이스탄불의 궁전 정문에 자신을 ‘두 대륙의 하칸, 두 바다의 술탄’이라 칭하는 글을 적어 넣었다. 유럽과 아시아, 지중해와 흑해의 지배자임을 드러낸 문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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