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치며 넘어가는 저녁 해는
행복한 모습으로 환하게 웃고 있네
인생길 멀고 길어도 지는 해와 같았으면
오늘을 산다는 건 행복을 만드는 것
비바람 눈보라도 섞이지 않겠는가
한평생 걸어가는 길 왜 굴곡 없겠는가
해지는 산마루 시원한 바람 한 줄기
언뜻언뜻 보이는 빛나는 햇살처럼
마지막 다다르는 길 밝기만 하였으면
◇이태석= 1948년 경북 안동에서 남. <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해설> 한 생의 걸어가는 길이 시와 함께 저물어 가을 어느 석양쯤이라면 누구나 바라보며 그 노을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자아낼 것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우리네 삶, 그 저무는 길이 석양처럼 빛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가져갈 것 없는 맑고 투명한 하늘에 투영되는 황혼빛으로 말이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