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는 타자를
매가 새를 채가듯
잡으려 하고
타자는 투수를
독수리가 토끼를
덮치듯 낚으려 하고
공은 방망이를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 하고
방망이는 공을
인정사정없이
두들기려 하고
관중들은 편 갈라
목 터지게 소리치며
파도를 타려 하네
◇김병래= 1946년 충북 청주생. 전 KBS부산방송 아나운서부장. 문예시대.수필시대 시와 수필 등단.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각 회원. 알바트로스시낭송회 자문위원. 가산문학 우수자품상 수상. 문예시대 작가상. 경성대학교 사회교육원 스피치 지도교수. 시집: 내가 사랑하는 세 여인 외 다수, 수필집: 아나운서와 술
<해설> 야구장의 모습을 선수와 관중의 편을 갈라 재기발랄하게 묘사하였다. 공의 생각과 야구방망이의 생각도 읽었고, 투수와 타자의 의욕 넘치는 마음가짐도 묘사하였다. 야구장을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야구장은 가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아우라가 있다고 하니, 이런 야구장 풍경을 그린 시는 한번 가본 사람이라면 공감 백배의 느낌을 선사 받을 것이다. 가볍고 기분 좋게 쓴 글이다.
-정소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