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노화와 죽음
[대구논단] 노화와 죽음
  • 승인 2022.06.0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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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대구보건대 임상병리과 교수
당신은 늙어 가는가? 무릎이 아프고 허리가 뻣뻣하고 눈이 침침하고 귀가 잘 안 들리는가? 정력이 떨어지고 오줌발이 약해 앉아서 누는가?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하며 움직이는 게 귀찮은가? 몸이 늙어간다는 몸이 늙어간다는 몸의 신호이고 몸의 로봇화다. 그냥 몸의 변화다. 몸의 연식이 다 되어간다는 역할극의 종료시점이 다가온다는 신호다. 몸의 연식이 다 되어간다는 역할극의 종료시점이 다가온다는 신호다. 그냥 몸의 신호다. 이것을 ‘노화’라고 한다. 서러운가? 답답한가? 아무 한 것도 없는데 이대로 역할극의 종료라는 인생 막장이라는 서글픔이 밀려드는가?

보통사람이 여러 생을 살면서 느끼는 표면의식은 당연히 그러하다. 한 생에서만이 아니라 여러 생에서 느낀 영혼만의 느낌이다. 노화는 서러움이고 아쉬움이고 서글픔이라고 느낀 당신 스스로의 감성이고 느낌이다. 과연 그러한가? 삶의 목표와 방향에 함몰되어버린 나 자신만의 문제라고 느껴보진 않았는가? 이제 그러한 인식의 느낌과 감성을 종료하고 새로운 인식의 차원을 열 때가 되었다. 늙음이 축복이고 노화는 결실의 시기라는 것을 알 때가 되었다.

몸은 생각을 펼치는 단순한 도구다. 지구 대기권에서 존재하는 모든 요소를 의식으로 끌어당겨 만든 경험의 도구다. 지구 안에서 만들어진 물질, 일어나는 현상들을 경험하기 위해 나 스스로 만든 도구다. 경험을 위해 오감을 느끼도록 고안되었으며, 오감으로 지구상의 모든 물질과 현상을 영혼에 기록했다. 마음으로 명명된 생명의 본질에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경험한 것들을 그려 넣었다. 그것이 아카식 레코드다. 당신의 생에서 경험하고 느낀 모든 것이 ‘마음’ 이라는 도서관에 기억이라는 책으로 쌓아놓은 것이다. 이것들을 펼치면 당신의 인생 스토리다.

‘몸’이라는 필기구를 가지고 ‘마음’이라는 도화지에 그려 넣은 스토리가 삶의 기록이고 인생의 스토리다. 오직 나만의 역할극 대본의 결실이다. 우리는 이 기록을 위해 이 땅에 태어났다. 아무 이유도 목표도 없다. 오로지 이 기록만을 위해 이 땅에 태어났다. 아무 이유도 목표도 없다. 오로지 이 기록만을 위해 살고 사랑하며 늙어가고 죽는 것이다. 그 외에 무슨 목표와 이유가 있는가? 있다면 가르쳐 달라. 없다. 기록만이 목표이고 삶의 이유다. 삶이 과정이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어떤 삶을 살았건 당신과 나는 완전한 삶을 살았고 살고 있다. 돈을 벌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이 모든 과정, 걸어온 길 자체만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성공이든 실패든 경험한 내용들이 당신의 기억에 존재한다면 그 자체가 인생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인생의 도구가 무엇이었는가? 몸이다. ‘몸’이라는 도구가 있었기에 ‘기억’이라는 행위의 결과가 기록된 것이다. 연필이 있었기에 도화지에 그릴 수 있었다. 이곳 물질계는 인과의 법칙이 작용하고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사방이 작용한다. 시간과 공간이 있으며 원인과 결과가 있다.

결국 ‘노화’라는 섭리는 이곳 지구의식 안에서의 물질계의 섭리일 뿐 우리 안에 내재하는 근본 본성은 하늘의 의도대로 영생물멸의 존재다. 그저 몸의 변화에 충실한 것은 도구가 그 용도를 다하고 폐기처리 되는 수순일 뿐이다. 몸을 통해 지구상의 모든 물질과 현상을 다 경험하고 나면 섭리대로 다음 몸을 받을 준비를 하는 것이 내 의식의 프로그램대로 가는 것이다. 눈이 침침한가? 볼 것 다 보고 더 이상 보아서 경험할 것이 없다는 무의식의 프로그램이다. 귀가 잘 안 들리는가? 들어서 체험해야 할 것이 더 이상 없다는 뜻이다. 무릎과 허리가 아파 못 움직이는가? 더 이상 장소를 바꿔 해야 할 경험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음식 맛이 예전 같지 않고 싱겁거나 짠 것이 잘 구분되지 않는 것은 먹이를 통한 지구별 여행을 마감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충분히 경험했으므로 모든 오감이 스스로 기능을 하락시켰다. 서글프거나 분노할 일이 아니다. 오로지 나 스스로 도구를 다 썼으니 폐기처리 수순을 밝고 있을 뿐이다.

노화는 병을 동반한다. 외부 감각기관만이 용도를 다해 굳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장육부가 다 굳어지며 그 용도를 서서히 다운시킨다. 굳어짐은 진동수가 낮아지는 것이요, 낮은 진동수는 순환속도를 느리게 한다. 소화도 잘 안 되고 숨쉬기도 가빠지며 해독 기능, 정력 기능이 모두 낮아진다. 이 중 하나의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연쇄작용으로 다른 기능까지 함께 다운된다. 왜 심기혈정(心氣血精)인가? 마음이 이미 그렇게 하도록 나 스스로 세팅했기 때문이다. 근골피는 어느 하나가 없어도 생명활동에 지장이 없지만, 정기신은 내부 장기와 직접 상호관계에 있어 동시다발로 다운된다. 생명체가 유기체로 이루어진 것은 애초에 지구의식이 물과 불, 흙과 기운으로 만들었을 때 한 세포가 한 생명이므로 이렇게 되라고 프로그램화했다. 내가 그렇게 했다. 그래서 내 의식이 내 몸을 해체하는 것이다. 늙음과 죽음의 섭리는 오로지 내 몫이다. 내가 그리하도록 세팅한 것이다. 그 어떤 절대자가 있어 설계한 것이 아니다. 수명이나 운명이라는 것은 내가 설계하고 사용한 용도에 따라 내가 정한다. 운명을 믿는가? 그러면 운명이 주인이다. 하늘이 정해진 수명이라 믿는가? 그러면 하늘이 주인이다. 삶의 주인은 누구인가? 운명인가, 하늘인가? 오로지 내가 주인이다. 운명도 죽음도 선택의 결과일 뿐인데, 그 선택의 주인은 누구인가? 바로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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