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19
[의료칼럼]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19
  • 승인 2022.06.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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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혁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코로나 19 감염자 수가 급감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 두기의 해제로 우리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 상황으로 하지 못했던 모임들이 봇물 터지듯이 많아지면서 유명 음식점은 예약이 힘들 정도이다. 하지만, 코로나 19는 아직도 우리 일상생활 가까이에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며칠전에 초등학교 1학년인 딸이 수일간 열이 났다. 한 달 전에 코로나 19로 확진이 되었고 신속항원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기에 개인 의원에서 약을 처방 받아서 치료를 하였다. 5일째부터는 몸에 발진과 안구 충혈이 보였다. 밤 10시 가까이 되어서는 40도 이상의 열이 나면서 온 몸으로 발진이 번지고 눈꺼풀에는 부종까지 생겼다. 급한 마음에 소아과 의사 지인에게 연락을 해보니 가와사키 병이 의심이 되고 치료가 늦으면 위험할 수 있으니 대학병원 응급실을 방문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가와사키 병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급성 열성 혈관염으로 주로 5세 미만의 소아에서 고열과 함께 결막 충혈, 딸기 혀, 발진, 부종 등이 발생하는 병으로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관상 동맥에 이상이 생겨 급사의 위험성이 있는 병이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 19 사태로 소아과 병의원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소아과 전공의 지원이 극감하여 야간에는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소아 진료를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수소문 끝에 집에서 가까운 대학병원을 두고 40분 거리에 있는 칠곡 경북대 병원을 가게 되었다. 응급실에서는 많은 소아 환자들이 있었고 진료와 피검사를 한 후 가와사키 병이 의심된다는 얘기를 듣고 새벽녘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입원 다음날 정확한 진단명이 나왔는데 코로나 이후에 발생하는 어린이 다기관(다발성) 염증 증후군(MIS-C)으로 밝혀졌다.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은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후 4주 이내에 염증 반응의 이상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가와사키 병이 주로 5세 미만에서 발생하는 것과는 달리 어린이와 청소년에서도 발병할 수 있다. 가와사키 병보다 심장쇼크가 더 흔히 동반되기 때문에 빠르게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증상에 따라 면역조절치료나 항 혈소판 및 항 응고 치료를 해야 관상동맥질환이나 심장쇼크를 예방할 수 있다. 생소한 질환이라 담당교수님에게 이 질환에 대해 물어보니 최근에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으로 입원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19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들은 상태이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 19는 종식되지 않았고 후유증은 진행형이다. 이전에 경험한 사스나 메르스는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수 년 안에 또 다른 변종에 의한 팬더믹을 경고하고 있다. 가깝게는 3-4개월 안에 코로나 팬데믹이 재창궐 할 수도 있다고 한다. 현재는 일상으로의 복귀와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방역체계 수립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안타깝게도 보건복지부 장관은 공석이고 국회에서는 간호법 통과에 관심이 집중되어 방역과 열악한 필수 의료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상황이다. 소아과 전공의 부족으로 응급실에서 불편함을 겪어보니 필수 의료에 대한 무관심은 피부에 더욱 와 닿았다. 혹자는 응급수술이나 필수 의료진의 부족을 두고 이전 정권에서 추진한 공공의대의 필요성을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공공의대가 신설이 되면 응급실에서 의료진의 수급이 원활해서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까? 의대에 들어가서 전문의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0년 정도이다. 코로나 19로 2-3년 정도 소아과 경영이 어려워지자 소아과 전공의 지원자가 급감을 하였는데 공공의대가 신설이 되어 필수 의료의 인력을 인위적으로 늘린다면 관련 과들은 더욱 경영난에 빠지게 될 것이고 전공의 지원자를 구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그러면, 환자들은 응급실에서 적절한 진료를 받기는 더욱 더 힘들어 질 것이다. 공공필수 의료인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의대생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도록 지원을 늘려야 한다. 아쉽게도, 이전 정권에서 추진한 대부분의 의료 정책들은 연목구어를 방불케 할 정도로 현실상황을 외면한 부분이 많았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러한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 경제적인 불균형뿐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체계적인 방역체계 수립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정치 논리보다는 의료 전문가의 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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