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새도 잠든 새벽 동백이 눈을 뜬다
학동에서 심포까지 비렁길 십여 리 길
허공에 걸어놓았나 내딛는 발 아찔하다
가쁜 숨 몰아쉬며 구절양장 돌아가면
사다리통 전망대, 온금통 전망대
얼마나 패였으면 이런 이름 지었을까
아득한 수평선 너머 유유히 떠가는 배
파란을 일으키며 난 뭣 하러 여길 왔나
달빛과 동맹하고파 불 밝히는 섬초롱
◇성병조= 1952년 경남 창녕 출생. 계간 <생각과 느낌> 신인상 등단.
<해설> 해안 절경을 한눈에 바라보며 걷는 기분. 겪어보지 않으면 알지 못할 것들. 그 길 위에서면 그 누가 시인 아닌 이 있으랴.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삶의 굴레를 벗어나서 가끔은 나만의 시간을 즐길 줄도 아는 그런 삶이면 좋겠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