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나토 정상회의 때 동행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윤 대통령은 일단 김 여사의 ‘봉하행(行)’에 대한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용산 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에게 “자꾸 이렇게 매사를 어렵게 해석하나”라며 “작년부터 한번 찾아뵌다고 하다가 시간이 안 맞고 그래서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여사가 현 야권의 파상공세를 받으며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두문불출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달 10일 취임식에 참석해 윤 대통령의 ‘한 발짝 뒤’ 행보로 눈길을 끌었던 김 여사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올림머리’ 차림으로 영접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 때는 윤 대통령과 나란히 앉았다.
국가 기념일 행사로는 첫 ‘부부 동반’ 참석으로, 비에 젖은 윤 대통령 옷깃과 바지를 손수건으로 닦아주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 여사는 그동안에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여러 사람과 만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중순께 일찌감치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예방해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사면론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전의 일이다.
윤 대통령 공약대로 대통령실에서 제2부속실 직제가 폐지됐지만, 부속실 안에 김 여사 일정과 수행을 담당하는 행정관 3명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앞으로 취약 계층을 위한 봉사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문 분야인 전시 기획을 고리로 존재감을 드러낼 여지도 있다.
김 여사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이해도를 확장하는 작업과 함께 소외 계층에도 꾸준히 관심을 쏟을 것”이라며 활동 방향을 예고했다.
향후 행보와 관련, ‘대통령 내조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60% 이상으로, ‘공적 활동을 하는 편이 낫다’ 의견보다 두 배가량 많다는 최근 한 여론조사는 질문 자체가 왜곡돼 있다는 게 김 여사 주변의 평가로 전해졌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공적 활동과 내조를 명확히 구분하는 게 가능한가”라며 “질문이 매우 악의적으로 설계된 조사였다”고 꼬집었다.
한편,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달 말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첫 순방에 김 여사가 함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여사가 동행할 경우 국제 외교무대에 영부인으로서 데뷔하는 셈이 된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