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임금피크제의 위헌성과 본질
[수요칼럼] 임금피크제의 위헌성과 본질
  • 승인 2022.06.1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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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원 ㈜데씨제 대표·인간공학박사

최근 대법원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만을 이유로 직원의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현행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면서, 노사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임금피크제(Peak Wage System)는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고령층 고용유지 방안의 하나로 도입된 제도인데, 사실 노동에 따른 보상의 관점에서 보면 임금피크제(Peak Wage System)는 본질적으로 불완전한 요소들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본 논고에서는 임금피크제의 본질과 불완전한 요소들을 살펴봄으로써, 임금피크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임금피크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급여제도의 본질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급여를 책정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 기준에서 이루어진다. 하나는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급여를 제공하는 방식이고, 또 다른 하나는 수행(performance: 생산성이라고도 불림)을 기준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먼저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급여를 제공하는 방식은 말 그대로 시간에 따라 급여를 책정하여 지급하는 방식이다. 시간 당 얼마의 급여를 책정하는 아르바이트, 근속연수가 높을수록 급여가 상승하는 체계는 모두 시간을 기준으로 한 급여 제공방식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은 객관적이고 측정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급여 방식은 근로자와 경영자 간의 이견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시간을 기준으로 급여를 제공하는 방식은 노동의 생산성이 급여에 포함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열심히 일하든 태만하게 업무를 수행하든 노동 시간만 같으면 급여는 동일하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근속연수가 높은 사람보다 급여가 높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급여방식은 전체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동기와 조직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반면, 수행을 기준으로 급여를 제공하는 방식은 열심히 하는 사람 또는 생산성이 높은 사람에게 급여를 많이 지급하는 체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급여 시스템은 높은 직원들의 근로동기를 고양시키고, 전체 조직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만일 영업직처럼 급여체계가 근로자가 1개의 제품을 팔 때마다 1,000원의 급여를 제공한다고 하면 높은 임금을 원하는 근로자는 더욱 열심히 일할 것이며, 기업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간을 기준으로 급여를 제공하는 방식보다 훨씬 생산성이 높다. 따라서 현재의 기업들은 급여 제공 기준을 수행 중심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과업(업무)들은 수행이나 생산성의 측정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일반 사무직의 경우에는 무엇을 기준으로 수행과 생산성을 측정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되는 부분이다. 어떤 기업에서는 인사평가나 수행평가 결과를 급여에 반영하기도 하지만, 사실 인사평가나 수행평가 또한 공정하고 객관적인가에 대해서도 항상 논란의 여지가 있다.

사실 임금피크제의 본질도 시간이 아니라 수행이 기준이다. 가장 생산성이 높은 시기에 가장 높은 임금을 받고, 생산성이 낮은 시기에 낮은 임금을 받아야 수행과 급여가 공정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임금피크제는 조직의 생산성과 근로자의 정년연장이 함께 고려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사회에서 적용되고 있는 임금피크제는 이러한 본질을 간과하고, 단지 정년을 늘린다거나, 임금을 삭감하려는 제도로서의 목적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이 임금피크제를 연령차별로 본 것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판단이라 생각한다. 생산성이 높은 근로자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급여를 삭감한다는 것은 노동에 합당한 보상이라는 대전제를 위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서 더욱 생산성이 높아지는 업무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임금피크제는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과업(업무)에만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측정 가능한 과업이라면 굳이 임금피크제를 적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 해당 수행만큼 급여를 제공해주면 쉽게 해결되는 것을 굳이 복잡한 제도를 만들어서 실시할 필요성이 있을까에 대한 의문도 든다. 그리고 임금피크제를 통해 정년을 연장하여 고령층의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출발이라 생각한다. 그것보다 고령층이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고령층의 생산성과 수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 그리고 생산성이 충분히 높아도 일정 나이가 되면, 반드시 퇴직을 해야만 하는 현재의 제도를 조금 더 유연하게 개선해나가는 것이 더욱 타당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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