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의 경영칼럼] 지도자의 품격
[박명호의 경영칼럼] 지도자의 품격
  • 승인 2022.06.1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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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화물연대의 파업이 중단되어 다행히 물류가 한 숨을 돌리게 되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비단 노동계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의 불만과 불평과 분노가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상대 변호사의 변론이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로 이어졌다며 분노한 자가 법조건물을 방화해 무고한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일도 있었다. 방화사건은 행정복지센터나 학교, 심지어 공권력을 집행하는 파출소까지 무차별 발생하고 있다. 마치 온 나라가 분노로 뒤덮인 듯하다.

우리나라는 왜 분노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양극화와 물질만능주의를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여기에다가 우리나라 국민 특유의 성격도 한 몫을 한다. 소위 ‘3y’로 불려지는 ‘성급함’(hurry), ‘염려’(worry), 그리고 ‘성냄’(angry)이다. 한국 사람치고 ‘빨리빨리’가 몸에 배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혹자는 ‘빨리빨리’ 덕분에 우리 경제의 초고속 성장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급함은 긍정적 요소보다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동한다. 결과에 대해 심한 조바심과 염려를 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에는 쉽게 화를 내거나 좌절하게 한다.

무분별한 언어 사용도 심각하다. 정치인들의 욕설과 막말은 이미 유행처럼 되어버렸고, 심지어 중·고등학생들끼리의 대화도 온통 욕투성이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이상한 단어와 은어가 난무한다. 정치권에서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는 ‘내로남불’이란 말도 실상은 심히 부끄러운 내용이다. 지도자의 품위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못돼먹은 신조어다. 전·현직 대통령의 집 앞에서는 오늘도 과도한 비방과 욕설이 고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윤리는 매우 심각한 상태다. 윤리란 사람의 성품에서 연유하기 때문에 잘못된 윤리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그러나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고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제대로 된 윤리가 필수다. 그래야만 국민의 불안과 염려를 극복하고 삶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 넣을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스스로 인격과 품격을 갖추는 것이다. 지도자의 품격이 기업을 발전시키고, 사회를 건강하게 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링컨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평가된다. 평생 동안 그는 ‘존경’(respect)을 자신의 최고의 가치로 여겼다. 존경은 인격과 품위에서 나온다. 존경 받는 사람은 품격이 높고, 언제나 온화한 말을 한다. 상대방의 독설을 정면으로 맞받아치지 않는다. 남북전쟁 와중에 열린 내각회의에서 링컨의 정치 라이벌인 스티븐 더글러스는 링컨을 향해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라고 비난했다.

링컨은 “만일 저에게 또 다른 얼굴이 있다면 지금 이 얼굴을 하고 다니겠습니까?”라고 유머스럽게 응답했다.

막말과 욕설을 서슴지 않거나 법적 판결에 불복하는 정치지도자와 그리고 종업원을 무시하거나 욕설과 괴롭힘을 일삼는 경영자를 지도자라 부를 수 있을까. 부하 직원에게 저속한 말씨와 폭언 등 무례한 언행을 저지르는 경영자의 직원들은 반드시 모래알처럼 따로 놀게 된다. 회사에 피해를 끼치는 부정행위를 고의로 할 가능성도 높다. 애사심은커녕 협력을 통해 팀워크를 구축하는 일도 기대할 수 없다. 부하직원을 아끼고, 사랑하며,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훌륭한 기업은 구성원의 존중과 품위를 강조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의 사명선언문에는 “무엇보다 한결같이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직원들을 대할 것이다. 직원들도 이런 마음으로 고객을 대하기를 기대한다”라는 말이 있다.

한편, 버진 그룹(Virgin Group)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회장도 “사람들을 존중과 품위로 대하면 풍요롭게 성장할 것이고, 무례하게 대하면 시들어 바스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자는 유·무형의 형태로 주변 사람들을 가르치는 선생이다. 경영자가 좋은 선생이 되면 직원들은 당연히 그를 지지하고, 올바르고 바람직한 일들을 하게 된다.

품격(dignity)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과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품위’다. 품위는 품행으로 드러난다. 정신과 의사인 이시형 박사는 『무엇이 우리를 최고로 이끄는가』에서 절제, 포용, 배려, 정직, 신의, 배움, 글로벌 마인드를 품격의 요소로 들고 있다. 지도자는 자만심과 우월감이 아니라 시종일관 품위 있는 태도로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조직에 신뢰가 형성되고, 구성원들 사이에 사랑과 정의가 꽃 피우게 된다.

소크라테스는 감옥에서 독배를 마시기 전에 제자 플라톤에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누구에게나 ‘바른 삶’은 품격을 갖출 때 이뤄진다.

특히 지도자의 품격이 바른 세상을 만든다. 분노와 불안이 가속화하는 현대사회에서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의 미래와 성공도 결국 지도자의 품격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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