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사망판정 없이 바디백으로…대구 방화사건 대응 과정 놓고 논란
의료진 사망판정 없이 바디백으로…대구 방화사건 대응 과정 놓고 논란
  • 한지연
  • 승인 2022.06.2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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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건 현장 의료인 부재
“의료진 판단 없이 다루는 것
문제의 소지 있을 수 있다”
“사망에 준한 대처가 일반적”
관계자에 따라 엇갈린 주장

최근 발생한 바 있는 대구 방화사건 당시 의료진의 사망판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희생자들이 시신가방인 일명 ‘바디백’에 담겨 이송되는 등 대응 과정 상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복수의 대구경찰청과 대구소방안전본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화재사건 현장에서 경찰은 주위 안전사고 예방과 사건 관련 수사를, 소방은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및 이송 등을 담당하게 된다. 구조된 인원에 대한 진료 및 치료와 사망 판정은 오롯이 의료진의 몫이다.

기관 관계자들은 이달 9일 발생한 대구 수성구 방화사건 현장에 의료진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사망 판정을 내릴 수 있는 의료인이 부재한 상황이었다는 설명인데, 사건 당일 여러 언론 매체에서 보도된 동일한 현장 사진 중 하나에는 이번 방화사건으로 사망한 한 사람이 바디백에 담겨 이송되는 모습이 있다. 현장에서 자체적으로 사망판정이 이뤄진 셈이다.

앞서 대구경찰청은 국과수의 부검 1차 소견 결과를 발표했다. 사망자 7명 전원 화재로 인한 일산화탄소중독사로 추정된다는 내용으로 사망자 중 2명은 예기 손상이 있으나 직접적 사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과였다.

1차 소견과 관련해 대구경찰 한 관계자 A씨는 “순간적으로 기절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한 사인은 최종 감식결과를 살펴봐야 한다”라면서 “최종 결과에서도 일산화탄소 흡입 후 사망까지 이르기에 소요된 시간을 비롯한 정확한 사망시각 등은 확인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부검 결과가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수 분 내 즉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의료진의 사망판정이 부재한 상황에서의 현장 내 자체 판단을 놓고는 목소리가 엇갈린다.

대구소방 한 관계자 B씨는 “명백한 사망으로 보여 응급처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한 내용에 대해서는 파악이 필요하다”라고 했으며, 지역의 한 의료인은 “사고 현장에서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면 사후 대처도 사망에 준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라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반면 대구경찰 한 관계자 C씨는 “희박하다고 보이는 가능성이라도 의료진 판단 없이 사망을 판정하고 이송 등을 다루는 것은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한 언론매체에서는 브라질의 한 사고현장에서 바디백에 담겨있던 한 사람이 움찔하는 것이 목격돼 10분 동안의 심폐소생술 후 구조됐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이날 오후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수성구 방화사건과 관련해 회의를 열고 신고 접수부터 출동과 현장 대응 등 전 과정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진행하기도 했다. 금번 사건에서의 업무 상 보완점 등을 확인한다는 취지로, 사건 현장 대응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이 함께 실시됐다고 전해졌다.

한편 지난 9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 빌딩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방화에 따른 화재사건이 발생해 방화 용의자를 포함한 7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휘발유에 의한 방화사건임을 확인, 현재 국과수의 최종 감식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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