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마부위침(磨斧爲針) 이야기
[금요칼럼] 마부위침(磨斧爲針) 이야기
  • 승인 2022.06.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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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식 대구공업대학교 사회복지경영계열
김한식 대구공업대학교 사회복지경영계열
중국의 고사성어에 마부위침이란 말이 있다. 마부위침(磨斧爲針)은 갈 마, 도끼 부, 위할 위, 바늘 침의 뜻과 음을 가지고 있으며,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이다. 이는, 흔히 이태백이라 불리는 유명한 중국의 시선(詩仙) 이백(李白)과 관련한 일화에서 유래된 사자성어로, 시의 선인이라 불리는 사람의 위대한 삶도 끈기와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알려진 것처럼, 이백(李白)도 처음부터 '타고난 시인'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도 여느 아이들처럼 배움보다 노는 데 마음을 두었다. 이를 보다 못한 아버지가 이백을 상의산으로 보내 공부를 시켰다. "산중 과외선생'을 붙여준 것이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싫증이 난 이백은 공부를 포기하고 산을 내려가기로 했다. 하산 도중 산 입구 물가에서 도끼를 가는 노파를 만났는데, 날을 갈고 있는 모양새가 이상하여, "도끼날을 세우려면 날 쪽만 갈아야지요. 왜 이렇게 양쪽 전부를 가시는지요?" 라고 이백이 물었다. 그러자, 노파가 답했다. "이렇게 양쪽 다 갈아야 바늘을 만들지." 했다. 엉뚱하다 싶어 이백이 웃었지만 노파는 진지했다. "이리 갈다보면 도끼도 언젠가는 바늘이 되겠지. 시간이 걸려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하는 노파의 이 말이 이백 가슴에 강하게 꽂혔고, 그는 다시 길을 돌려 산에 들어가 배움에 정진했다고 한다.
중국 당나라 역사책 ≪당서(唐書)≫ 에 나오는 유명한 이 이야기는,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일처럼 남들이 보아서는 무모하고 또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인 것처럼 보이지만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 있게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하는 말인 것이다. 이와 유사한 이야기로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고사성어도 있다.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마부위침과 같이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로만 성공을 이루어 낼 수 가 있다는 교훈이 담겨있는 고사성어이다. 이처럼 세상에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포기하지 않는 노력만이 누구나 성공의 길로 인도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필자는 대학에서 장군스피치리더쉽을 가르치면서 매년 학생들에게 마부위침과 우공이산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평가해보라고 한다. 어떤 학생은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드는 일은 비효율적이다. 무모한 행동이다."라 하였고, 어떤 학생은 "산을 옮기는 것은 자연파괴다, 흙은 옮길 수 있어도 나무와 바위는 옮길 수 없다. 무모한 짓이다"라고 평가했다. "아무리 불가능한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루어 낼 수 있다. 나도 한번 해 보겠다"라는 의견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물론, 요즘처럼 국가에서 학비와 생활비를 쉽게 제공해주는 환경에서 굳이 힘들게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있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결국, 이 사회가 학생들을 점점 더 나약하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어제의 가난에서 오늘의 풍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선배들의 피나는 노력과 끈기를 기억하고 배우려는 젊은이들의 자세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 정말 안타깝다. 인생의 변함없는 진리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 오로지 노력만이 정답이라는 사실은 자명한데도 말이다. 하지만, 감동적인 사례도 있다. 몇 년전 장군스피치리더쉽 특강 개강일에 머리가 하얀 노인 한분이 찾아왔다. 어떻게 오셨냐고 물어보니 본인도 강의를 한번 들어보고 싶어 왔다고 하시며, 지갑을 꺼내더니 접수처에서 현금으로 비용을 결재했다. 생년월일을 확인하니 연세가 80세였다. 필자는 잠시 충격적인 마음이 들었다. 지하철, 버스, 복지관 등 모든 것이 공짜인 연세 80세의 할머니가 스스로 자기계발을 하겠다고 당당하게 등록하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또한 필자는 장군스피치 제자들에게 늘 장군의 생각과 행동을 강조한다. 게으르고 나약한 닭의 삶이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으로 높은 하늘을 유유히 날아다니는 독수리의 삶처럼 꿈을 향한 도전, 성공을 향한 노력을 멈추지 말라고 얘기한다. "천하의 명품 도자기도 그 바탕은 진흙이었으며 천하명검도 그 바탕은 쇠붙이에 불과하였다. 처음부터 이 세상에 위대하게 태어난 사람은 별로 없다. 마음을 쏟고, 꾸준히 갈고 닦으며 용기를 내서 걸으면 누구나 한발씩 위대함에 다가간다. 앉아 있는 천재는 한발씩 내딛는 범부를 결코 따라가지 못한다."라고 얘기한다. 이 세상에 노력만한 재능은 없고, 인내만한 용기는 없다. "안 된다'라고 생각하면 성공확률이 제로이지만, "된다'라고 생각하면 이미 절반 정도는 된 것이다. 그건 엄청난 차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편하게 살다가 의미 없이 죽을 것인가? 아니면 비록 지금은 힘든 길이지만 한번 도전해보면서 멋진 삶을 살아갈 것인가? 선택은 독자 여러분들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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