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동화구연인가?
왜 동화구연인가?
  • 여인호
  • 승인 2022.06.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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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특정 학과 전공 학생들과 영유·아동들을 대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만 열려있던 동화구연을 문화센터, 도서관 등에서까지 배움의 장을 열어 놓아 배우고자 하는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은 20년 이상 동화구연을 지도한 사람으로서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수강생들의 층도, 욕구도 다양하다. 손주에게 재미있게 책을 읽어 주고 싶어서, 이야기 할머니로 도전을 하기 위해서, 방과 후 교사들은 자신이 지도하는 아이들에게 좀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서, 이미 전문가로 활동하는 이들은 자신이 하는 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접목하기를 원해서, 언어 교정을 원해서, 초등 교사 발령을 앞두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서 등이다.

그렇다면 과연 ‘동화구연’은 무엇이며 동화구연이 다시금 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화구연이란 문어체로 쓴 동화를 구어체의 동화로 바꾸어 전달하는 행위인 동시에 동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의 성격과 상황에 따른 다양한 감정을 목소리로 연기하듯 들려주는 음성언어예술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동화구연의 역사를 살펴보면, 1922년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라디오 방송에서 처음 동화를 구연하고, 1923년 윤극영, 조재호 등이 ‘색동회’를 조직한 때를 동화구연의 시작으로 보지만, 엄밀히 따져 본다면 옛날 화롯가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 손녀들에게 들려주던 이야기를 동화구연의 효시로 보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동화구연의 교육적 가치에 대해 몇 가지를 살펴 본다면,

첫째, 동화구연은 아이들에게 재미와 상상력을 준다. 동화구연을 통하여 아이들은 창의력을 개발시키고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으며, 궁극에 가서는 훌륭한 독서가로 성장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언어 교육적 측면을 들 수 있는데, 아이들은 동화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언어능력을 획득하고 확장한다는 것이다. 동화구연은 아이들에게 올바른 모국어와 표준어 습득을 도와준다. 아이들은 정확한 발음을 통하여 소리와 말의 변별력이 향상되어 말하기 능력을 발달시킴과 동시에 이야기를 듣는 재미를 통하여 청해 능력도 개발시킨다. 또한 감동을 주는 동화를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읽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나 읽기, 쓰기 능력이 발달할 수 있다.

셋째로 예술적 가치 측면이 있다. 아이들은 동화 속의 선과 악의 대립에서 미와 추의 개념을 갖게 되고 이를 통해서 감동을 받고 심미안을 갖게 되며 사회적, 도덕적 분별력을 갖게 된다.

그 밖에도 동화구연을 함으로써 아이들은 감성지수(EQ), 지능지수(IQ), 도덕지수(MQ), 창의지수(CQ), 사회성지수(SQ)를 발달시켜 가슴이 따뜻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되는 바, 이것이 바로 동화구연의 진정한 교육적 가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동화구연이 다시 부상하는 이유는 2022년 개정 교육과정으로 인해 초등 1학년의 한글 해독 교육을 강화하고자 국어 시간에 관련 수업을 34시간 추가 편성한 점일 것이다.

초등학교 한글 교육 시간이 증가한다는 것은 무리한 한글 선행학습의 부담에서 벗어나 아이들과 편안하게 책읽기 위주로 한글에 대한 흥미를 끌어낸다는 점과, 유아교육과정과 연계된 체험 중심의 연극 수업이 진행되고 한 학기 한 권 독서 후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가 통합된 수업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게 한다는 점은 동화구연의 교육적 가치와 매우 일치한다고 할 수 있겠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필자는 도서관 성인 강좌에서 늘 버릇처럼 말하곤 한다. “배워서 남 줍시다!”

동화구연 강좌를 통하여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찾아가 동화구연으로 봉사하는 꿈을 꿔본다.



강순화 <글로벌교육재단 교수·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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