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복지논단] 장애아동 보육 공백은 언제쯤 채워질까?
[대구복지논단] 장애아동 보육 공백은 언제쯤 채워질까?
  • 승인 2022.06.2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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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용 사회복지법인 금화복지재단 이사장
복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

모든 사람은 존엄성을 가지고 있으며, 복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장애인의 복지가 효과적으로 제공되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세상은 모두가 행복한 곳이 될 것이다.

장애 아동을 위한 학교를 방문했다. 방과 후 부모님의 손을 꼭 잡고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과 부모들의 뒷모습이 안타까웠다. 방과 후 부모는 항상 그들을 돌보는 데 지쳤고 일하는 부모는 특히 위협을 느낄수 밖에 없다. 장애아동을 돌보는 일상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장애가 있으면 가족의 일상생활이 붕괴되는 경우가 생긴다. 좋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운이 좋은 일이지만, 방과 후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대부분 오롯이 부모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장애 아동, 가정 돌봄 공백을 메울 방법은 언제쯤일까?

1년 전, 발달 장애를 가진 15세 소년이 서울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화재로 사망했다. 이런 비극은 어머니가 동생을 돌보기 위해 잠시 아이를 집에 혼자 두게 되면서 일어났다.

이 사건과 유사한 가슴 아픈 참사가 적지 않다. 지난 여름, 두 달 만에 3명의 발달장애인이 추락해서 사망했다. 국내에는 발달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서비스가 있다. 그런데 그 시잔은 너무나 부족하다. 단, 하루 3~4시간 정도만 제공되기 때문이다.

활동지원서비스를 확대하는 과정이 복잡해 결국 부모가 직장을 그만두고 장애아동을 돌봐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국가는 장애아동에 대한 보육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장애아동이 있는 가정은 많은 시간을 돌봄에 쏟아야 하기에 육체적 피로가 늘 따른다. 가족여행 또는 외출 등의 활동에도 제한을 받게 되고, 여가 시간을 가질 수 없으며, 과도한 양육 부담과 정서적 문제로 인한 부부 갈등도 초래해 가정이 위기에 처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도 장애 아동을 위한 좋은 학교들이 여러 곳에 세워지고 있다. 장애 아동의 장애 특성이 충분히 고려되며, 아동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좋은 학교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됨에 따라 유치원, 초·중·특수학교를 포함한 모든 학교가 이제 정상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내친김에 장애아동들의 삶을 되돌아보기 위해 장애아동들이 다니는 몇몇 학교에 다녀왔다.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학생이 가고 싶은 학교, 학부모에게 만족을 주는 학교가 되고자 하는데 목표를 두고 실천하는 학교를 탐방하여 큰 위로를 받고 돌아왔다.

학교 내에서 진행되는 장애 아동 교육과 돌봄은 매우 효과적이고 잘 수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방과 후 부모님을 보며 잠시 생각이 깊어졌다. 부모는 장애 아동이 가정에서 받아야 하는 모든 필요와 보살핌을 부담해야 한다.

장애 아동이 학교나 시설에서는 통합교육이나 특수 교육으로 적절한 보살핌을 받고 있다.

문제는 가정에서 감당해야 할 부담이다. COVID-19 경험과 장애인이 겪는 문제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애 아동의 부모와 가족이 겪는 어려움은 정말 심각하다고 한다. 삶의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후에 삶의 만족도가 감소했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장애아동 가족을 돌봐야 하는 부담이 크다. ‘가정 돌봄 부담’, ‘외출 어려움’, ‘식사 준비 어려움’, ‘경제적 부담’ 등의 사회적 어려움 외에도 기본적인 일상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애우를 둔 가정은 장애우 돌봄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를 해결하고, 긍정적으로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부처 간 협력이 이루어져야 할 뿐만 아니라 민간의 지원도 보충되어 ‘가족 상호 교류’, ‘양육 안녕’, ‘일상생활 지원’, ‘경제적 안녕감‘ 등이 제공되어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희망이 전혀 없다면 모든 기대를 버리고 깔끔히 손을 뗄 수 있겠지만 장애든 비장애든 부모는 자녀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부모는 실낙 같은 한 가닥의 가능성만 보여도 그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고 어떻게든 절망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절망적인 결과만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버티어내는 존재가 부모와 가족이기 때문이다.

복지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복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장애우를 위한 돌봄의 공백을 메울 때 행복한 복지사회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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