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尹정부, 저출산 대책이 먼저다
[데스크칼럼] 尹정부, 저출산 대책이 먼저다
  • 승인 2022.06.2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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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수 서울본부장
윤삼수 서울본부장
요즘 결혼식보다 장례식이 더 많아졌다. 그리고 돌잔치 구경은 언제 했는지 기억에 없다. 우리나라는 2년 전부터 본격적인 총인구 감소 시대로 돌입했다. 2020년에는 충북 영동군 인구수에 해당하는 4만5천명의 인구가 감소했고 작년에는 경북 의성군 인구수에 해당하는 5만7천명이 줄어들었다. 1년에 郡 단위 하나씩 없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대로 가면 2040년을 기점으로 1년에 30~40만명 되는 중소도시 하나씩 문을 닫는다고 한다.

세계은행에서 나온 2020년 국가별 출산율 순위표에 따르면, 한국 출산율은 0.84로 세계 최하위(200위)였다. 홍콩은 0.87명으로 한국에 한 순위 앞섰다. 이어 일본 186위(1.34명), 이탈리아 191위(1.24명) 등이었다. 정부는 출산율 1.2명이던 2007년부터 지금까지 저출산 해소를 위해 예산 225조를 쏟아부었으나 2012년 1.3명, 2021년에는 0.81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0명대 출산율’은 가임기간(15~49세) 여성 1명이 평생 1명의 아이도 낳지 않는다는 의미다.

일론 머스크 미국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한국이 홍콩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population collapse)를 겪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출산율이 지속되면 100년 후 민족의 씨가 말라 대한민국 땅에서 더 이상 한민족은 살지 않고 외국인만 이 땅에서 살게 된다.

저출산 해결을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늘어야 한다. 노무현 정권 때 1.16명이던 출산율은 이명박 정부 들어와 일자리를 늘리며 1.21명으로 늘었고 이어받은 박근혜 정부 때 1.22명이었으나 문재인 정부 때 기업에 불편한 정책을 쏟아내며 대립하다 0.91명으로 내려왔다.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 출산율은 2.1명이다. 저출산 국가가 되면 경제 인구가 축소되고 국가경쟁력이 약화하고 국방을 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점점 사라지며 노인복지에 큰 비용이 들어가 국가의 부담되는 문제가 점점 커진다. 스웨덴 린네대 최연혁 교수는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책에서 “2019년 출산율이 0.92명이라는 말은 지금 대한민국은 준 전시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했다. 그 후 3년 만에 0.8명으로 떨어져 해마다 5-6만명이 어디론 가 사라지고 있다. 지금 한국은 포탄이 날아다니지 않을 뿐 전시 상황이다.

출산율 저하 원인은 첫째, 산업화에 따라 대가족이 핵가족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양육하는데, 부모 도움을 받지 못해 아이 낳는 것이 부담스럽게 됐다. 둘째, 심각한 청년 실업률과 천정부지로 주거비가 치솟기 때문에 결혼할 터전을 갖기가 쉽지 않다. 결혼해도 결혼 연령기가 늦어져 출산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셋째, 결혼이 더 이상 필수가 아니라 선택으로 생각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 교육을 받아 자기 인생을 살고 싶어 하고 자기 성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굳이 결혼해서 아이 낳고 키우고 자기 능력까지 포기해야 하는 삶을 선택하지 않으려고 한다. 넷째, 양육과 교육의 부담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태어나 대학 졸업 때까지 들어가는 양육 및 교육비용이 3억 896만원이라고 한다. 2013년 통계이니 지금은 훨씬 늘었다. 또 자녀들은 입시지옥도 겪어야 한다.

그래도 결혼하고 가정을 이뤄야 한다. 미국 백인 부부가 흑인 부부보다 자산이 평균 10배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혼한 백인 가정보다 부부가 가정을 이루고 사는 흑인 가정 소득이 2배 높다고 한다. 우리도 결혼해서 자녀 있는 40대 가장은 부모나 부모 중 한 분을 모시고 살면 중산층이다. 그런데 부모와 떨어져 살면 그 아버지나 어머니는 노인 빈곤층이 된다.

尹 정부 앞길에는 前 정권이 인기 없는 정책이라 내팽개치고 떠난 ‘국가적 난제’가 놓여있다. 공공, 노동, 교육, 연금개혁이다. 시급하나 저항도 만만찮고 성과 내기도 쉽지 않고 고통이 뒤따른다. 저출산 대책이 더 화급하다. 3년 뒤에는 5명중 1명이 노인이다. 생산 가능 인구는 급격히 줄어 정년을 70세로 늘려야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30년 이후는 전체 인구의 절반이 나머지 절반을 먹여 살려야 한다. 일자리를 늘리고 ‘자녀를 낳기만 해라, 국가가 키우고 교육 시킨다’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 1명도 안 낳는데 2자녀, 3자녀 출산 혜택을 준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혼인을 앞둔 집안에서는 혼전임신이 가장 큰 ‘혼수’라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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