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중간지원조직 “사업계획서 작성·정부지원금 신청 걱정 붙들어 매세요”
[나는 청년입니다] 중간지원조직 “사업계획서 작성·정부지원금 신청 걱정 붙들어 매세요”
  • 윤덕우
  • 승인 2022.06.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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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돕고 참여자 선발·관리
과업기간 동안 목적 달성 지원
행정과 일반인 잇는 가교 역할
공동체-사회시스템 유지 목표
기초지자체 홈페이지 ‘즐찾’
각종 정보 파악, 지원 받아야
2021년사회적경제조직을위한라이브커머스출연2
2021년 사회적경제조직을 위한 라이브 커머스 출연 중인 김재훈 멘토.
 
대구경북소셜벤처ON페어_창업팀들과퀴즈이벤트참여
김재훈 멘토가 대구경북소셜벤처ON페어에 참가해 창업팀들과 퀴즈 이벤트를 하고 있다.

◇중간지원조직이란

필자는 지역의 청년들을 만날 때마다 시·군청 홈페이지에 자주 접속해서 정보를 얻으라고 조언한다. 대도시에서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다양화 되어 있지만 지역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의 시·군청 홈페이지에서는 교육, 복지 등 생활 정보와 각종 지원사업과 관련된 내용들을 모두 얻을 수 있다. 홈페이지 자체가 지역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지역 청년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정부조직을 시군구·읍면동 단위의 기초지자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부지원사업 참여를 위해 만나게 되는 또다른 차원의 정부기관은 중간지원조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중간지원조직은 정부와 개인을 연결하는 통로로서 보통은 정부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을 일컫는다. 쉽게 설명하자면, 관공서는 아니면서 OO센터 등으로 불리는 곳들이 중간지원조직이다. 중간지원조직에서는 정부지원사업에 대한 안내와 상담을 지원하고, 사업참여자를 선발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사업참여자가 선발된 이후에는 선발된 이들이 사업에 참여하는 과업기간동안 수행해야 하는 행정절차에 대한 안내를 비롯해 목적 및 목표 달성을 돕는 동반자적 역할을 담당한다. 즉, 공공행정과 일반인을 연결하여 지역공동체와 사회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우리사회의 다양한 갈등관계와 마주하게 되는 중간지원 조직

필자 또한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청년들의 경제활동, 문화생활,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고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현상들을 연구해서 새로운 정책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일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필자가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사람 사는 냄새를 항시 맡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사람 사는 냄새라 하면, 저마다의 속사정과 이야기를 가지고 지역사회 안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는 갈등관계와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필자는 사람들과 비비대며 사는 삶을 꿈꿨던 것이다.

우리사회의 필요에 의해 분명한 목적과 목표가 만들어지면 정부는 정책의 방향을 수립한다. 그 후 그것을 작동시키기 위해 정책사업을 추진한다. 흥미로운 점은 사회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추진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조차도 갈등은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 사회에는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지역사회에서도 언제 어디서든 갈등관계는 풀어야 할 숙제로 자리하고 있다. 갈등이 전혀 없는 사회는 존재하지도 않을뿐더러 건강한 사회라고도 볼 수 없다. 이렇듯 건강한 사회에서 갈등 언제 어디서든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발생하게 된다.

중간지원조직은 행정과 일반인을 잇는 가교 역할을 담당한다. 개인이 정책사업에 참여하게 될 때 행정과 마주하게 되는 관계적 흐름은 ‘개인→중간지원조직→광역 또는 기초지자체→중앙정부의 관련 부처’의 순서가 되며, 일반인인 개인이 처음 마주하게 되는 공공기관은 ‘중간지원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지원조직은 일반인들이 행정과 마주했을 때 겪게 되는 애로사항 및 갈등관계 등을 가장 가까이서 함께 해결해주는 역할까지도 담당하게 된다. 즉, 정책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관계를 최소화 시키는 완충 역할도 담당하는 것이다.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

우리 주위에는 관심이 없으면 눈에 잘 띄지도 않고, 눈에 띄더라도 뭐하는 곳인지 궁금증 마저 자아내지 않는 수 많은 중간지원조직이 존재한다. 그 안에는 일반인들이 이해하지 못 하는 행정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일반인들이 정부사업을 통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들을 일컬어 통칭하는 직업은 없다. 공공영역에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공무원은 아니고, 그렇다고 100% 민간인이라고 볼 수도 없다. 그래서 프로젝트 수행을 지원하는 인력이라는 뜻으로 ‘프로젝트 매니저’라고 통칭하기도 하지만, 현장에서는 연구원, 멘토, 매니저 등 성격에 따라 다양한 직함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들이 있기에 정부에서 추진하는 공공서비스 중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가 원활하게 작동되며, 그들이 있기에 일반인들도 정부지원사업을 통한 재도약을 꿈꿀 수 있는 것이다. 즉, 병원에는 의사가 있고, 학교에는 선생님이 있듯이 중간지원조직에는 그들이 있는 것이다. 경상북도에는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중간지원조직에서 창업지도와 정부지원사업을 안내하며 스스로를 ‘사회적기업 불나방’이라고 부르는 김재훈 멘토가 있다.

◇사회적기업가를 육성하는 김재훈 멘토

경상북도 환경연수원에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환경·산림분야)을 담당하고 있는 김재훈 멘토는 공대를 진학했지만 사회복지학 등 타학과 수업을 3배 이상 수강해서 가까스로 졸업장을 받은 케이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학생의 적성을 고려한 진학지도가 아닌 성적에 기초한 진학지도였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대학 졸업자의 50% 이상이 전공과 무관한 일터에서 하고 있다는 현실의 근원을 꼬집은 회상이었다.

학창시절은 구미지역에서 보냈다고 했다. 남다른 오지랖과 폭넓은 교우 관계로 학급 반장도 해 봤고, 다양한 이들이 모인 봉사활동 동아리에서도 오랫동안 활동했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그냥 사람이 좋았다고 했다. 그리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꿈꿨다고 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학창시절까지만 해도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스스로도 알지 못 했고, 그것을 발견해 준 어른도 없었던 것 같다고 말 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에 복학해서 학교를 다니던 2009년 즈음 창업을 꿈꾸며 공부를 이어나가던 중 우연치 않은 계기로 사회적기업을 접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마주한 ‘사회적기업’에 대한 의미와 그것에 대한 실체는 자신의 삶을 180도 바뀌게 해 준 계기였다고 했다. 경제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주위 사람들의 삶까지 어루만질 수 있다는 점은 본인이 꿈꿔왔던 삶과 많이 닮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스스로가 기업가가 되기 보다는 그렇게 성장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삶이 본인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닮아 있다는 점도 발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고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기업을 의미한다. 김재훈 멘토는 개인이 기업을 설립하고 다시 기업이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있어서 중간지원조직에서 조력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역할을 해 내기 위해서는 창업전반에 대한 지식과 정보, 사회적기업이 추구하는 의미와 본질, 정부지원사업에 대한 프로세스와 행정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두루 필요하다. 이에 대한 전문 자격이나 학위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이해가 부족하다면 사업참여자들과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중간지원조직에서 어떠한 역할도 해 낼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하는 시장경제와 사회현상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을 수 없는 위치 인 것이다.

◇공공행정과 일반인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전문 통역이 필요하다고 생각

자신의 직업과 관련해서는 ‘공무원 이세요?’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말 했다. 공공조직에서 일한다고 해서 모두 공무원은 아니라는 점을 일반인들은 모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반인들은 공공행정의 생리와 프로세스를 잘 모른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이해되지 않는 생소한 영역이라는 생각마저 자아낼 만큼 공공행정과 일반인은 가까운 듯 가깝지 않다.

개인이 정부지원사업을 신청해서 지원금을 받아 그에 따른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련의 과정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여전히 모른다. 사실을 안다 하더라도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정부지원금을 신청해서 집행·정산까지 하는 일들은 산넘어 산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러한 과정은 그 누구도 알려준 적이 없고, 어디에서 배워본 적도 없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생소할 수 밖에 없다. 김재훈 멘토는 말한다. “우리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게 하기 위해서는 공공행정과 일반인을 연결하는 전문 통역이 필요해요”, “통역이 뭐 별건가요? 「안돼요」 라는 말 대신 문제 해결 방법을 함께 고민해 주는 거죠”

우리주위에는 수 많은 중간지원조직이 존재한다. 그곳에는 세상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청년의 성장을 위해 서치라이트를 자처하는 또 다른 청년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미나<청년활동연구가/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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