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시민 편익·행복 증진에 최우선 목표”
인수위 “시민 편익·행복 증진에 최우선 목표”
  • 김종현
  • 승인 2022.06.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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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8기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개혁안·반응
교통공사, 대중교통 컨트롤타워
공공시설관리공단,전문성 향상
분산된 관리주체 일원화 하기로
엑스코, 국제회의 유치 기능 추가
절감된 예산 ‘미래 50년’ 사업에
기관 직원, 일부 기능 중복 동의
기관마다 다른 임금체계 ‘혼선’
일각, 보여주기식 통합 비판도
대공노 “공직사회·시민에 최악”
민선8기 대구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가 29일 현재 18개인 공공기관을 10개로 줄이는 구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각 기관 건물에 부착된 기관 명칭.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 대구도시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평생학습진흥원, 대구시설공단, 대구여성가족재단, 대구관광재단.

민선8기 대구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가 29일 현재 18개인 공공기관을 10개로 줄이는 구조개혁 방안을 발표하자 공사 공단 직원들은 한마디로 패닉상태에 빠졌다. 지난 27일 발표된 대구시 조직개편안에 대해서도 대구시 공무원 노조가 ‘불통’과 ‘독선’으로 만들어진 조직개편이라며 논평을 내는 등 내부 반발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당선인이 내놓은 개혁안과 이에 대한 반응을 종합해 본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전임시장 선거공신들이 능력도 없이 나눠먹기식 자리챙기기를 했다며 비판해 왔다. 대구시의 재정상태도 나쁜 만큼 낭비적 요소를 줄여 재정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29일 발표된 공공기관 구조개혁안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상당히 파격적인 안이었다.

‘도시철도공사’와 ‘도시철도건설본부’는 ‘(가칭)대구교통공사’로 바뀌는데 향후 ‘대구교통공사’는 도시철도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시설관리 업무까지 담당해 대중교통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설공단’과 ‘대구환경공단’은 ‘(가칭)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이 된다. 체육시설, 하천시설, 도로시설, 환경시설 등의 분산된 관리주체를 일원화하고 시설물 관리의 전문성을 높여 시민편익을 증진 한다는 복안이다.

‘문화재단’, ‘관광재단’, ‘오페라하우스재단’, ‘문화예술회관’, ‘콘서트하우스’, ‘대구미술관’, ‘방짜유기박물관’, ‘근대역사관’, ‘향토역사관’이 ‘대구문화예술진흥원’으로 하나가 된다. ‘대구사회서비스원’, ‘대구여성가족재단’, ‘대구청소년지원재단’, ‘대구평생학습진흥원’을 통합해 ‘(가칭)대구행복진흥원’을 설립한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의 기능을 ‘대구테크노파크’로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엑스코’를 마이스 산업의 허브로 만들기 위해 국제회의 유치 기능을 추가하고, ‘대구도시공사’의 명칭을 ‘대구도시개발공사’로 변경한다.

이상길 인수위원장은 “인수위원회는 대구의 변화를 바라는 시민의 간절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공부문부터 뼈를 깎는다는 자세로 공공기관 구조개혁 방안을 마련하게 되었다. 운영 효율화, 시너지 창출, 시민불편 해소를 통해 시민편익과 행복을 증진하는 데 최우선 목표를 두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구조개혁을 통해 절감된 예산은 시민복리 증진과 미래 50년 번영을 위한 사업에 재투자하게 된다.

통폐합되는 기관의 직원들도 일부 기능은 중복적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강한 드라이브에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당장 중복되는 업무를 중단해야 되는 실정이다. 올 연말까지 통폐합을 마무리한다면 늦어도 오는 10월 이전에 내년도 통합이후의 사업을 새로 확정해야 한다. 그 전까지 진행해오던 업무는 계속해야 할 것인지, 말것인지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대구평생학습진흥원은 입장발표를 통해 “각 기관의 기능과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와 업무파악이 전혀 안 된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본다. 1천300개가 넘는 평생학습분야 기관들의 혼란, 대구시민 전체에 대한 학습기회 박탈, 전국평생교육진흥원 법인 설립이 추진 중인데 대구만 빠지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대구행복진흥원으로 합쳐지는 기관의 경우 전체 인원은 130여명인데 기획경영부서 인원이 2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의 기관이 되면 비슷한 업무를 하는 20여명을 어떻게 업무분장을 할 것인지도 미지수다.

무려 9개의 기관이 하나로 합쳐진 곳도 있다. 기관마다 다른 임금체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도 과제다. 인크루트 등 채용관련 자료에 따르면 한 기관의 주임 연봉은 3천600만원이지만 통합되는 또 다른 기관의 주임은 연봉인 2천500만원으로 1천1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반면 기관장은 연봉 6천만원이 넘고 업무추진비가 1천300만원이 되는 등 주먹구구식 임금체계도 문제가 되고 있다.

모 기관 관계자는 “설립인가가 날 때 인건비를 책정하면서 직원들보다 기관장이 훨씬 많이 가져가도록 만들어 놓은 것은 대놓고 자리를 만들어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수위가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임금체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대안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상길 인수위원장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아직 그런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하지는 못했다. 공사 공단에 노조도 많기 때문에 노조와 협의를 거쳐 조정될 것”이라고 답변을 미뤘다. 이에 대해 공사공단 일부에서는 홍 당선인측이 구체적인 대안 없이 보여주기식 통합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하고 있다. 통합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없었고 ‘원칙적인 고용승계’라고 발표한 것은 계약직에 대한 계약해지 여지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발표된 민선 8기 시정 혁신 8대 과제에 대해서도 공무원 조직 내부의 우려가 높다. 이상길 위원장은 ‘대국 대과(大局 大課) 원칙’에 입각해 유사·중복 조직을 통합하고 부서 칸막이를 제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12국·2실·3본부 체제는 9국·3실·2본부 체제로 개편된다.

임기가 법령으로 보장된 공사·공단 등을 제외한 전 산하기관장의 임원, 임기제 정무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임기를 2년으로 조정하고 1회만 연임할 수 있도록 제한키로 했다. 조례와 인사 규정 개정을 통해 홍 당선인의 임기가 종료되는 2026년 6월 30일에 홍 당선인이 임명한 모든 정무직과 산하기관 임원은 동시에 퇴임하도록 했다. 공무원 특유의 폐쇄적 조직문화를 혁신한다는 취지에서 4급 이상 직위를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는 개방형 직위의 범위를 법령상 최대 폭인 10%까지 확대, 최대 23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개방형직위 확대는 승진을 바라고 일해온 직원들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려 벌써부터 반발이 나오고 있다. 대구공무원 노조는 28일 논평을 내고 “‘불통’과‘독선’으로 만들어진 조직개편임을 비판하며 ‘대구를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대구가 만들어진다’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대공노는 “대구시 공직사회와 대구시민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쓰였다. 재정 혁신을 한다면서 직원들의 통근버스 운행조차 중단하면서도 오히려 자신의 전용차량으로 1억 여원에 가까운 신차를 임차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는 “권영진 시장이 사용하던 차량 2대 가운데 임차기간이 끝난 카니발을 새 차로 교체했고, 나머지 1대는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새로운 전용차량을 1억원을 들여서 구입한 것이 아닌, 계약기간이 끝나 새 차로 재임차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대구시 새공무원 노조 장재형 위원장은 “이번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해야 할 40개 자리의 절반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승진만 바라보는 공무원의 희망이 절벽으로 굴러 떨어졌다. 내부 의견을 수렴후 다음달 13일 시의회에서 대구시 조직개편 조례를 심의하기 전에 의원들을 설득하든지 어떤 방식이든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수위원회는 28일 시정 목표 달성을 위한 대구통합신공항 국비건설, 맑은물 하이웨이, 공항 후적지 개발 등 25개 중점과제와 공항도시(에어시티) 건설, 낙동강 수계 상류댐 도수관로 연결, 24시간 잠들지 않는 두바이 방식 동촌 개발 등 50개 세부과제를 공개했다. 대구통합신공항 건설 및 공항산단 조성, 공항 후적지 개발, 동대구로 벤처밸리 건설과 대구산단 첨단화 및 재구조화, 글로벌 첨단 문화 콘텐츠 도시 건설, 금호강 르네상스, 맑은 물 하이웨이, 미래형 광역도시 건설이 7대 핵심 과제로 선정됐다. 상당수 핵심과제가 쉽지 않은 난제다. 어려운 숙제를 스스로 떠안고, 개혁안에 대한 공무원 사회의 반발이 큰 만큼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홍준표 제 8기 민선시장의 면모가 드러나는 상황이다. 7월 1일 새 시장과 실국장, 공사공단 대표의 만남의 자리에서 홍 시장이 어떤 발언을 할 것인지 관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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