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홍준표 신임 대구시장에 대한 기대
[목요칼럼] 홍준표 신임 대구시장에 대한 기대
  • 승인 2022.06.2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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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 행정학박사
내일 제8대 민선 대구광역시장으로 홍준표 시장이 취임한다. 좋게 보면 '뚝심', 나쁘게 보면 '독선'의 이미지가 강한 신임 시장에 대해 시민들은 대구가 안고 있는 각종 난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침체에 빠진 대구를 재도약시킬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지난 95년 민선 1기 문희갑 시장을 비롯하여 그동안 우리 대구시정을 이끌어온 조해녕, 김범일, 권영진시장도 취임이후 나름대로 점점 퇴락해가는 대구의 자존심 회복에 대한 포부를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자평(自評)과는 달리 세간의 평가는 크게 호의적이지는 않은 듯하다. 따라서 이번에는 전임 민선시장들과 달리 대구시장직을 끝으로 초야에 묻히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는 신임시장인 만큼 어떤 혁신을 통해 대구를 재도약시킬 것인가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는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대구시민이라면 누구나 느끼고 있는 사실이지만 대구는 1948년 정부수립이후 현재까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등 4명의 대통령과 함께 35년 이상 정권을 창출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른 낙수효과는 커녕 오히려 나날이 퇴락하여 소위 대한민국의 3대도시라는 명성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타 지역에서는 장기간의 정권창출을 통해 온갖 특혜를 누렸다고 인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특혜를 통한 발전이 아니라 오히려 나날이 퇴락해가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혹자는 이 모든 원인이 '지역의 폐쇄성 때문' 또는 '지역의 발전보다는 자신의 이익에만 눈 멀어 문제가 발생하면 지역 내의 의견을 결집하기 보다는 그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중앙 인맥에만 의존하려고 하였던 지역 유력인사들의 이기심 때문' 아니면 '자신과 직접 연관되지 않으면 나서기 싫어하는 지역민들의 의식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주장은 필자가 지난 2018년 1월 '대구에 대한 오해'라는 칼럼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전혀 대구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는 맞지 않는 말이다. 그 보다는 오히려 어떻게 하든 자신을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위정자들의 '집토끼 방치'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그 결과로 나타난 분명한 현실은 대구가 점점 퇴락해가면서 그 존재감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구의 1인당 총소득과 개인 소득은 각각 2700만원과 2000만원에 불과하고,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300만원으로 30년 가까이 전국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으며, 2021년 상용직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309만원에 불과하여 17개 시·도 중 15위에 머무르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매년 인구유출이 심화되어 작년에만 2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2만 4천여 명이 대구를 떠나는 등 희망이 보이지 않는 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자 수도권에 살고 있는 이 지역출신 인사들은 "한 때는 서울에서 대구출신이라는 것이 무언가 뿌듯하였는데 요즈음은 전혀 아니다"라는 말을 종종 한다. 이에 대해 필자는 "당신은 대구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하였는지"를 되물어 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 분의 심정에서는 자신이 기여하였던 하지 안하였던지 상관없이 자신의 고향이 나날이 존재감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에서 한 말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또한 외지로 나간 출향인들이 자신의 출신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잃게 만든 지역민의 한사람으로서 미안한 감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권력 창출과 함께 수도권으로 진출하여 소위 말하는 정권 창출지역 출신으로서의 자부심과 부귀영화를 누린 일부 TK인사들보다, 지역에 기반을 두고 묵묵히 살아온 지역민들은 나날이 퇴락해가는 지역을 바라보면서 가지는 상실감이 더 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현재 대구가 이러한 처지에 빠지게 된 근원적인 책임은 그동안 대구시정을 이끌어 온 지도자들이 변화하는 시류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새롭게 취임하는 홍준표 시장의 앞에는 군위군 편입, 취수원 문제, 통합신공항 문제 등등 난제가 겹겹이 쌓여있다. 어느 하나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다. 따라서 신임시장에게는 이러한 난제들의 해결뿐만 아니라 대구의 산업구조 조정을 통한 미래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하여 대구의 자부심을 되살려야 하는 중차대한 책무가 기다리고 있다. 이에 지난 27일 대구시장직인수위원회에는 홍 시장의 경남도지사 시절의 성공 경험담을 반영한 시정혁신 과제를 발표하였다. 이는 '대구 미래 50년 번영 추진동력 확보에 초점'을 둔 것이라고 한다. 인수위원회의 각종 참신한 정책과제들이 겉만 번지르르하고 소리만 요란한 빈 깡통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기대하는 바가 매우 크다.
각종 혁신에는 큰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러한 저항은 그동안 보여준 신임 시장의 뚝심으로 잘 헤쳐 나갈 것으로 기대해 본다. 현역 국회의원직을 임기중간에 그만두고 시장직에 도전하여, 비록 지방선거와 함께함으로써 혈세의 낭비가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신을 선택해준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비난받아야 한다. 이러한 과오(過誤)에도 불구하고 시장직에 도전하여 성공한 만큼 홍준표 신임 시장은 그가 가진 혜안과 뚝심으로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실추된 대구의 자부심을 되살려 주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만약 퇴락해가는 '대구를 사람이 모여드는 대구' '기업이 몰려오는 대구'로 한번 멋지게 회복시키는 능력을 보여준다면, 진실여부는 알 수는 없지만 세간에 회자되는 바와 같이 그 자신이 꿈꾸고 있다는 대권주자로서 손색이 없음을 검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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