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프 개막작 ‘투란도트’, 오리지널 버전과 다른 가창력 ‘관람 포인트’
딤프 개막작 ‘투란도트’, 오리지널 버전과 다른 가창력 ‘관람 포인트’
  • 황인옥
  • 승인 2022.06.30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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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대신 간결한 무대 세트
의상도 고전 아닌 우리시대 옷
주변 설명 축소 주인공에 집중
해설자 4인방 감초 역할 ‘톡톡’
제16회DIMF개막작슬로바키아투란도트
제16회 DIMF 개막작 슬로바키아의 ‘투란도트’ 공연모습. 딤프 제공

대구시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제작한 창작뮤지컬 ‘투란도트’의 슬로바키아 버전은 오리지널 버전과 같은 듯 하면서도 달랐다.

‘투란도트’ 성공의 1등 공신인 중독성 있는 뮤지컬 넘버들은 배우의 국적을 초월한 아름다움이 입증됐다. 슬로바키아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에 실린 넘버들이 오리지널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했다. 배우들의 가창력은 관객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이번 공연의 관람 포인트였다.

관객을 먼저 맞이한 강렬한 붉은 색과 대조되는 간결한 무대세트는 오리지널 버전과 많이 다를 것이라는 예고편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첫 장면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의상에 화들짝 놀랐다.

옛 페르시아 제국의 이야기 모음집인 ‘천일 야화’에 소개된 투란도트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이고, 상상 속의 수중 왕국인 ‘오카케오마레’를 배경으로 한 만큼 오리지널 버전처럼 고전적인 의상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대반전. 무대 위 배우들의 의상은 객석 누군가가 입고 왔을 법한 우리시대의 옷이었다.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칼라프 왕자가 등장할 때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이건 또 다른 버전의 투란도트야!”라고.

극의 전개도 오리지널과 달랐다. 무대나 의상에 관객의 눈을 분산하지 않은 대신, 극의 전개는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칼라프 왕자의 투란도트 공주에 대한 사랑의 강도나 얼음공주 투란도트의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심리에 좀 더 집중하는 극의 전개방식은 몰입도를높였다.

두 주인공에 집중도를 높인 만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설명은 축소됐다. 투란도트 공주에게 구혼한 다른 나라의 왕자가 처형당하는 장면이나 원작에서 무게감 있게 다룬 시녀 류의 절절한 사랑에 대한 설명은 한 차원 낮춘 듯 했다. 부연설명에 해당되는 장면들의 축소는 극의 속도감에 힘을 실었다.

오리지널 버전과 확연하게 달라 낯설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지만 핑·팡·퐁·팽이 있어 안심이었다. 극을 끌고가는 해설자 역할을 맡은 이들 4인방은 슬로바키아 버전에서도 감초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이들의 피에로 분장은 차가운 얼음공주의 무거운 심리와 대조를 이루며 분위기를 희석시켰다.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 개막 무대를 장식한 뮤지컬 ‘투란도트’ 슬로바키아 버전은 딤프가 수출하고 역수입된 작품이다. 딤프가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2020년부터 슬로바키아에서 공연되고 있는 있다. 국내 창작 뮤지컬 최초로 동유럽권 라이선스 수출계약을 체결한 작품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오리지널 버전에 슬로바키아적인 해석이 가능했던 이유는 라이센스 계약 조건에 있다.

라이선스 뮤지컬은 무대, 의상 등 원작을 그대로 살린 ‘레플리카(Replica)’와 원작을 바탕으로 재구성하는 ‘논 레플리카(Non-Replica)’로 나뉘는데, 슬로바키아 버전 ‘투란도트’는 원작의 음악과 이야기만 가져오고 슬로바키아 정서에 맞게 일부 각색한 ‘논 레플리카’에 해당됐다.

같은 듯 다른 슬로바키아 버전 ‘투란도트’를 향한 객석의 반응은 다양했다. 오리지널 버전과 확연하게 달라 비교하는 맛이 쏠쏠하고 유럽의 정서를 엿볼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과 화려한 무대와 의상 등 대형뮤지컬이 주는 볼거리가 오리지널 버전과 달라 흥미가 반감됐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하지만 오리지널 버전을 제작한 지역에서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낸 슬로바키아팀의 당당한 도전은 오리지널 보유 지역인 대구 시민들에게는 자부심을 높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내년에도 또 다른 라이센스 버전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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