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반려견 키우기
[대구논단] 반려견 키우기
  • 승인 2022.06.3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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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환 전 경산시교육장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한마디 했다

“개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 개를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뿐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보신탕집도, 법적으로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매일 아침 강변을 걷는다. 개를 만나지 않은 날이 없다. 견주가 안고 가기도 하고, 자전거 뒤에 태우고 가기도 하고, 두세 마리를 모시고(?) 다니기도 했다. 개가 많은지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다. 몇 걸음 앞에서 유모차를 사이에 두고, 아줌마들이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아기가 일등을 했다고요? 귀엽기도 해라. 엄마가 잘 키웠네요.’ ‘댁의 아기도 예쁜데요, 뭘’ 엄마는 뿌듯한 얼굴이다. 다른 아줌마들이 부러워했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아기가 무슨 대회에 1등을 하였을까?’ 유모차 안을 들여다보았다. 아! 유모차 안에는 개가 있었다. ‘이 아기가 그 아기였구나,’ 언제부터 사람들이 개와 호부호자(呼父呼子)하였을까?

우리 국민 1,500만 명이 반려동물을 키운다. 2020년부터 인구조사를 할 때 반려동물도 조사했으니, 반려동물은 정식으로 사람과 동급이다. 대통령도 첫 출근날, 애완견의 인사를 받으며 출근하였고, 며칠 후 보통 사람은 근처도 못 가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개가 기념 촬영을 했으니, 개는 사람과 동급이 아니라 당상관 이상이다.

개의 복지는 초 호화급이다. 어른 옷보다 어린이 옷이 더 비싸고, 어린이 옷 보다 개의 옷이 더 비싸다. 잘사는 집의 개는 보통 사람보다 훨씬 더 잘 먹는다. 사람과 똑같은 밥, 비빔밥, 곰탕, 양식, 각종 고기, 스테이크, 와인, 디저트, 브런치, 애피타이저 등을 먹는다. 강아지 카페라는 곳이 있다. 개 전용 식당이다. 식당 입구에는 개를 위한 담요, 선글라스, 고깔모자, 고가의 옷, 치석 제거 용품 등이 갖춰져 있다. 메뉴로는 코스 요리, 한식 한 상 차림 요리, 강아지 영양제가 포함된 수의사 추천 요리 등이 있다. 코스 요리는 애피타이저, 주요리, 디저트로 구성되어있으며 대략 10만∼20만 원 선이다. 백화점 쇼핑도 몇 년 전에는 사람들이 아이들을 많이 데리고 다녔는데, 지금은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졌고, 애완동물 매장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견주는 미용실에서, 본인은 만 원짜리, 개는 오만 원짜리 커트를 한다. 대구 엑스코에서 펫 쇼가 열렸다. 2만여 명이 방문해서 인기를 끌었다. 152개 업체가 참여해서, 프리미엄 사료, 종합영양제, 반려견 전용 향수, 유모차, 개선된 과일 사료 등을 출품하였다. 펫 쇼가 성황을 이루는 것은 장사가 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가 죽으면 장례식을 치르는 이도 있다. 장례식장도 물론 초호화판이다. 사람 용품보다 더 고급 수의와 관, 염습, 입관, 화장, 봉안식을 한다. 49재를 지내는 이도 있다.

개를 키우는 것에 양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음지도 있다.

어느 날 좌석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 개에게 곤욕을 치른 이야기를 했다.

아침에 엘리베이터를 탈 때 개를 만났다. 개는 말(馬)만 했다. 엘리베이터 안이 꽉 찼다. 부리부리한 눈으로 크게 짖었다. 심장이 멎었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그대로 서 있었다. 개 주인이 공간을 정리하고야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다른 사람도 엘리베이터에서 개를 만난 이야기를 했다. 주먹만 한 개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귀청이 떨어질 같이 짖었다. 개는 얼마나 못된지 ‘깽깽’거리며 바짓가랑이를 물어뜯으려 하였다. 진짜 겁이 나서 엘리베이터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주인이 개를 안고나서야 조용해졌다.

“이 사람들아, 자네들이 평소 워낙 멍멍이탕을 좋아하니 개가 복수하는 거야, 다 업보야”

농담은 했지만 남의 일이 아니다. 평소 자주 겪은 일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개를 잘 다룬다는 개 대통령이, 모 방송국에서 촬영 중에 개 물림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다. 최근 5년간 개 물림 사고를 당한 사람은 만 명 이상이다. 그중 개에게 물려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어떤 조사를 보면 개를 키우는 사람 중에 60% 정도가, 키우는 개로 인해 이웃과 분쟁이 있었다. 주로 개 입마개와 목줄이 문제였다. 개를 키우는 사람은 안전 수칙을 무시하지 말고, ‘우리 개는 착하다.’는 근거 없는 확신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개는 착하지만, 사고의 우려는 항상 있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기심은 버리고, 이타심으로 안전에 유의하는 것이 최선의 사고 예방책이다.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1997년 “개는 길들인 늑대”라고 발표했다. 이는 개가 사나운 종(種)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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