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월북 몰이’도 모자라 유족 회유까지 했다니
[사설] ‘월북 몰이’도 모자라 유족 회유까지 했다니
  • 승인 2022.06.3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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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마치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제는 사고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피살 공무원 이대준 씨 유족 측에 ‘월북을 인정하면 보상해 주겠다’며 회유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6시간’ 등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회유 시도 주장까지 나온 것이다. 민주당은 부인하고 있지만 정황으로 볼 때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결과에 따라 엄청난 파문이 예상된다.

그저께 피살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 씨는 당시 민주당이 TF까지 만들어 자신에게 보상을 미끼로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어린 조카를 생각해서 월북을 인정하라’거나 ‘같은 호남이니 같은 편 아니냐’는 말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 씨는 ‘단호히 거절했다’며 자신을 회유한 민주당 인사들의 실명까지 모두 공개했다. 이 씨는 자신과 같은 일반인이 감히 국회의원 등을 상대로 거짓말을 할 수 있겠느냐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래진 씨는 자신을 회유한 인사들이 황기철 전 해군 참모총장과 황희·김민기·김철민 당시 민주당 의원 등이라 했다. 이 씨의 증언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지어낸 말로 들리지는 않는다. 황희 의원은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의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로 민주당의 ‘공동조사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황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모른다”며 자신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해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오히려 역공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TF는 그제 ‘2년 전 월북 판단 결과를 뒤집을 만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월북 판단 번복은 대통령실 주도의 정치 공세 프로젝트였음이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야당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정치 공세”라며 이 사건에 대통령실이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고 했다. 공무원 피살사건이 민주당과 대통령실, 민주당과 유족 간의 진실 공방이 되고 있다.

피살 공무원이 월북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월북 여부만큼 중요한 것은 문 전 대통령이 왜 6시간 동안이나 그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명백한 직무유기이다. 유족 회유 논란도 진실게임이나 정치 공세로만 나갈 것이 아니다. 여야는 기록물 열람이나 특검 등을 통해 국민 앞에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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