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인문학] 마음도 때론 정리가 필요하다
[치유의 인문학] 마음도 때론 정리가 필요하다
  • 승인 2022.06.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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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삼 대구한의대 교수
코로나 19로 집콕 생활은 습관이 되었다. 집은 어른들의 사무실이 되었고 아이들의 학교이자 놀이터가 되었다. 그동안 가족들의 쉼터가 되어 주었던 집은 이제 시끄러운 장터가 되었다.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고 공간을 정리하면 훨씬 쾌적하고 새집 같이 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모두 사연이 있는 물건들이라 맘대로 버리기도 어렵단다. 집착은 만병의 근원이다. 신애라, 박나래가 진행했던 방송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의 메시지는 그래서 크다.

필자가 상담한 많은 사람들도 그랬다. 수많은 부정 감정들을 버리지 못했고 집착했다. 오랫동안 쌓아둔 묵은 감정들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상대를 위협했고 때론 자신도 찔렀다. 빵빵해진 마음의 풍선은 곧 터질 듯 위태로웠고 들고 있는 자신도 움찔움찔 두려움에 떨었다.

‘신박한 정리’를 들여다보면 그곳에서 의외의 꿀팁을 얻는다. 결심에서 힘든 분류작업과정과 리셋된 공간의 감동까지다. 여기서 가장 어려운 작업이 분류작업이다. 그래서 ‘신박한 정리’에서는 분류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세 개의 박스를 두었다. 꼭 있어야 할 물건은 ‘필요’, 나눌 수 있는 물건은 ‘기부’, 버려도 되는 물건은 ‘버림’ 박스에 담도록 했다. 모든 정리의 기본은 ‘분류’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감정의 정리작업도 비슷하다. 시작은 결심이다. ‘더 이상 방치하면 안된다’는 분명한 결심! 물건의 정리처럼 부정감정의 정리도 결심이 시작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단호한 결심만 하면 정리의 절반은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다음 과감하게 분류작업으로 들어가면 된다. 하지만 감정의 정리는 물건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이것저것 얽혀있는 게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필자가 제시하는 4가지 문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첫째, 중요성의 문제! ‘이 문제가 정말 나에게 목숨보다 더 중요한 일인가?’를 따져보고 그렇지 않으면 과감하게 그냥 놓아버려라! 사소한 자존심, 감정싸움 따위로 에너지를 소모하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세상에 가장 어리석은 사람들이 자존심과 감정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들이다. 실패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둘째, 정당성의 문제! ‘지금 나의 분노와 감정들이 객관적이고 정당한가?’를 야무지게 따져보아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내 감정을 검증받아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의견이 나온다면 나의 감정을 과감히 수정해라.

셋째, 변경의 문제! ‘나의 행동으로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가?’를 분명하게 팩트체크 해라!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모두의 ‘정의’에 부합된다면 주저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상황을 바꾸기는 쉽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넷째, 가치의 문제! ‘마지막으로 위의 세 가지가 아무리 적절하다고 하더라도 그 상황에서의 행동이 정말로 가치가 있는지 최종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이 네 가지 중 한 가지라도 ‘NO’라는 대답이 나오면 반드시 행동을 수정해야 한다.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사고는 엄청난 상처를 남긴다. 비슷한 예시가 또 나온다는 뜻은 중요하다는 의미다.

직장 내 왕따와 폭언을 당한 여성 내담자의 사례다. 회사의 막내로 들어간 자신에게 여자 선임 선배가 유독 자신만 괴롭힌다고 했다. 평소 성격이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라 뭐라 반항도 못 하고 오랫동안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너무 힘이 들어 나중에는 직장을 그만둘까 생각도 했다고 했다. 그러다 강연을 갔던 그곳에서 나를 만나 조심스럽게 자기 상황에 대한 해법을 요청했다.

“쓰레기가 생기면 어떻게 하죠? 보관을 합니까? 아니면 버립니까?”/ “전 즉시 버립니다.”/ “당신에게 그 선배는 쓰레기입니까? 보물입니까?”/ “…쓰레기입니다.”/ “그런 쓰레기를 왜 당신의 마음속에 담아둡니까?”

한참을 멍하게 필자를 쳐다보았다. 돌아서서 갈 때 그분의 입가에 번지는 잔잔한 미소를 잊을 수 없다. 부정감정을 비우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 때론 무소의 뿔처럼 당당하게 나아가야 부정감정을 넘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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