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향기는 나 어릴 적
가난했던 어머니가
잔치집에 가실 때 바르시던
동동구루무 냄새 같다
내 나이 황혼을 바라보는
지금도 그 내음 그 향기
그대로다
올해도 오월의 산야에
찔레꽃 향기가 가득하거늘
동동구루무를 바르시던
어머니의 모습은 눈을 닦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찔레꽃 향기가 파란 하늘가로
어머니의 내음처럼 번져 간다
◇김병래= 1946년 충북 청주생. 전KBS부산방송 아나운서부장. 문예시대, 수필시대 시와 수필 등단.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각 회원. 알바트로스시낭송회 자문위원. 가산문학 우수자품상 수상. 문예시대 작가상. 경성대학교 사회교육원 스피치 지도교수. 시집: 내가 사랑하는 세 여인 외 다수, 수필집: 아나운서와 술.
<해설> 결코 싸구려 화장품이 아니었다. 동동구루무는 아끼고 아끼면서 특별한 날에 바르던 어머니의 가장 큰 사치였다. 그러니 찔레꽃 향기는 싸구려 향이 아니라, 귀한 어머니의 향기였다는 것을 시인을 말하고 싶어한다. 오월이 돌아올 때면 찔레이 만발하여 그 속을 찾아보아도 먼 하늘로 떠난 어머니는 보이지 않는다는 시인의 아득한 그리움은 누가 달래 줄 수 있을까. 그때부터 지금까지 찔레꽃 향기에 어머니가 있다는 것을 이제는 시인이 눈치챘으면 좋겠다.
-정소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