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9명의 철학자와 9번의 철학수업
[신간] 9명의 철학자와 9번의 철학수업
  • 석지윤
  • 승인 2022.07.0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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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에 판단 맡기는 시대
플라톤·칸트·니체 사상 기반
인간다운 삶 사는 방법 제시
9명의 철학자와 9번의 철학수업
 

AI 알고리즘이 내가 좋아할 법한 영화를 대신 판단해 골라주고, 생명과학의 발달로 인간이 더 똑똑해지고 더 강해지기를 꿈꾸는 첨단 과학과 기술의 시대. 양극화와 저성장으로 인해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에도 바쁜 자기계발의 시대. 굳이 철학이 필요할까? 저자는그렇다고 주장한다. 인간다운 삶을 살고자 한다면, 결코 철학을 멀리할 수 없다는 것이 그 근거. 또한 철학은 세계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생각 도구라고 한다.

1장의 주인공은 고대 그리스 철학의 ‘삼총사’인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다. 종교와 신화가 제공해온 세계인식에서 벗어나 인간 스스로 세계를 탐구하면서 철학이 탄생했다. 시작은 질문이었다. 세상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 묻고 생각해야 했다. 그래서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가 어떤 지식보다 강하고 우월하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현실과의 대결을 시작한 철학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러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학문의 모습을 갖춰갔다. 인간 이성을 통한 세계인식이라는 고대 철학의 목표는 근대를 맞아 방향을 튼다.

2장이 다루는 근대철학의 과제는 인간 내면의 발견이다. 저자는 서양의 고전철학이 동굴 밖의 빛을 발견하려는 노력이었다면, 근대철학은 자기 안에서 빛을 발견함으로써 시작한다고 정리한다. 여기서 ‘내 안의 빛’은 세상이 무너져내려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존재의 토대, 즉 ‘생각하는 나’를 이른다. 정신의 활동인 이성을 신체의 활동인 경험보다 우위에 둔 데카르트의 합리론에 이어 경험론의 기수 로크, 그 둘을 종합한 관념론의 칸트가 차례로 등장해 인간과 사회를 고찰한다.

세계인식(고전철학)에서 시작해 자기인식(근대철학)의 시기를 거친 휴머니즘 철학의 이야기는 3장에 이르러 자기실현(현대철학)이라는 주제로 옮아간다. 역사는 ‘정신’의 실현 과정을 통해 나아간다고 주장한 헤겔에 반박해, 마르크스는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변혁하는 새로운 철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새로운 자기실현의 철학은 헤겔도 마르크스도 아닌 니체가 요청했다.

저자는 데카르트의 명제를 비틀어 니체의 철학적 명제를 “나는 산다, 그러므로 생각한다”로 규정한다. 니체는 이성이 삶의 충동을 억압해왔다고 말하며 생명의 내면적 힘에 주목했다. 온갖 저항에도 새로운 가치와 목표를 창조할 수 있는 힘이야말로 인간다움의 핵심적인 가치가 아닐까? 니체의 말을 빌려 저자는 말한다. 석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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