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한 잔의 카푸치노
[좋은시를 찾아서] 한 잔의 카푸치노
  • 승인 2022.07.19 20: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靑民 박철언

사막의 낙타처럼

허기진 그리움 안고

터벅터벅 걷는다

걸으며 생각한다

그대는 누구인가

시간과 시간 사이

공간과 공간 사이에서

소리 나지 않는 슬픔을 느낀다

강이 보이는 창가

흐르는 음악 속에서

함께 한 잔의 카푸치노를 마시고 싶다

나른하고 약간은 게으른 오후를

같이 즐기고 싶다

사랑의 설레임 한 스푼

신선한 바람 두 스푼

내 마음 한 조각 강물에 띄워

투명한 잔에 담아

그대에게 보내고 싶다

◇박철언= 1942년 경북 성주産. 서울법대졸, 변호사, 법학박사, 건국대학교 석좌교수, 제3회 순수문학 신인문학상수상(95년),영랑문학상대상, 제20회 김소월문학상(18년) 시집: 작은 등불 하나, 따뜻한 동행을 위한 기도, 바람이 잠들면 말하리라, 산다는 것은 한줄기 바람이다.

<해설> 망중한을 즐기는 시인의 모습은 그야말로 로맨티스트이다. 이런 시간을 가진 시인은 복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 주고 싶다. 강이 보이는 창가에서 음악을 들으며 마시는 카푸치노는 얼마나 풍부한 거품을 윗입술에 묻혔을까.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독자에게 오늘은 카푸치노 생각을 하게 할 글이다. 거기다가 로맨티스트 시인은 그 잔을 그대에게 주기까지 한다는데, 누구든 그대가 될 따뜻한 시를 읽었다.

-정소란 (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