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역구독경제(Reverse Subscription Economy)와 지방소멸 대책
[대구논단] 역구독경제(Reverse Subscription Economy)와 지방소멸 대책
  • 승인 2022.07.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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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교수
‘구독’ ‘좋아요,’ ‘역구독’ ‘더 좋아요’

요즘 ‘구독’ ‘좋아요’가 대세이며 각종 인터넷사이트, 유튜브, 넷플릭스 등에서 필요한 정보를 활용할 때는 일정한 구독료를 지급해야 한다. 물건 혹은 정보의 사용 가치에 대한 대가를 지급해야 하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배타적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경제(market economy)와 재화나 서비스를 함께 사용하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를 넘어 대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그렇지만 어느 경우에도 개인의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이 보장되지 않는다. 사회 공동체를 위해 필요한 경우 개인정보의 수집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개인정보를 사용할 때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타당하다. 정부는 소득, 금융거래, 의료정보 등 이미 다 가지고 있는 개인정보를 연말정산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신고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또한, 이사를 하거나 신생아가 탄생하면 해당 행정복지센터에 신고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제재를 받게 된다. 이처럼 정부나 공공기관이 개인의 정보 주권을 보호하기는커녕 행정편의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반강제적으로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기업에서도 물건을 구매할 때 각종 개인정보를 입력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 어떤 대가도 개인에게 지급하지 않으며, 심지어 개인정보의 불법 유출로 자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개인 측면에서 보면 자신의 정보가 기업이나 정부 혹은 다른 기관에서 구독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어느 기관도 개인정보에 대해 구독료를 지급하지 않고,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보 활용기관은 개인에게 구독료를 지급하여야 하며, 이를 정보제공자의 측면에서 보면 자신의 정보를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대신 구독료를 받는 이른바 ‘역구독경제(reverse subscription economy)’가 된다.

이것이 제4차산업 사회의 원유인 개인정보(data)에 대한 올바른 활용법이며, 그렇게 해야만 진정한 의미에서 주권 재민의 사회가 되고, 개인의 데이터 주권이 보호된다. 이처럼 정보 사용기관으로부터 개인정보 사용 대가를 받음으로써 향후 예상되는 디지털 격차와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으며,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정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지원의 이론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데이터 주권’의 실현을 통한 ‘주권 재민’의 진정한 민주주의와 역구독 경제체제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방소멸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최근 들어 귀농, 귀촌 정책, 영농 지원 등 지방자치단체별로 다양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지만, 효과가 있기는커녕 지방쇠퇴와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를 포함한 농산어촌 지역에는 많은 농지와 주택이 주인을 잃은 채 방치되고 있어 페농지와 빈집이 속출하고 있고 젊은이와 어린이는 거의 없고 노인들만 사는 희망소멸 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 반면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인구의 집중으로 주택문제, 교통문제 등 많은 사회적인 문제를 안고 있지만, 수요 공급의 원리를 주장하면서 계속해서 투자를 강행하고 있어 수도권 블랙홀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역구독경제의 개념을 지방소멸지역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농촌의 빈집과 폐농지를 도시 청년들이 구독할 경우 필요한 주택과 농지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매월 일정한 역구독료을 지급 받는 이른바 ‘역구독경제’의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농촌 지역으로 회귀하는 젊은이는 구독하는 주택과 농지를 바탕으로 안심하고 거주하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고, 영농소득과 지금 받는 역구독료을 합하면 안정적 수익이 보장됨으로 도시에서 주택, 소득, 직업 문제에 시달리는 것보다 훨씬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디지털 대전환으로 신 유목민(new nomad)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온라인 재택근무가 점차 보편화하고 있어서 청년들이 농어촌지역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도시의 직장에도 다닐 수 있는 2직장과 2주택 정책(two jobs and two housings policy)을 펼 수 있으며 도시에 3일, 농촌에 4일 거주하는 이른바 도3농4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이 정책은 지금까지 도시와 농촌을 양분하는 정책에서 벗어나서 대도시와 농산어촌, 수도권과 지방이 공존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이 근본적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지방 회생은 말할 것도 없고 국토균형발전과 수도권 주택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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