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준의 세상이야기] 누가 세계를 지배해야 하는가 : 미국의 논리
[김호준의 세상이야기] 누가 세계를 지배해야 하는가 : 미국의 논리
  • 승인 2022.07.2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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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준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조지워싱턴대 국제정치학 박사
미국이 세계를 지배해야 한다는 미국의 논리의 그 첫 번째 근거는 미국이 디폴트 파워(default power)이기 때문이다. 디폴트 파워는 경제학에서는 채무불이행 국가 또는 부도 국가를 의미하나, 국제정치학에서는 대체불가 국가 또는 세계지배를 위해 미리 정해진 국가를 의미한다. 미국과 다른 국가와의 파워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세계 정치에서 미국을 대신할 또는 대체할 국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러시아, 일본, 이란이 미국을 대체하여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가. 그건 불가능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미국은 우버 파워(uber power, 극초강대국)이다. 세계지배를 두고 미국의 경쟁자는 세상에 없다. 미국은 없어서는 안 될 국가(Indispensable Nation)이며 그것이 디폴트 파워이다. 미국이 아니면 국제 문제를 해결할 국가가 없으며 미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또한 세계인들이 미국에 의한 세계 지배를 실질적으로 원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독일이 군사대국화되어 유럽을 지배하는 것보다 미국이 유럽을 지배하기를 대다수 유럽인들은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에서 미국이 떠나면 중국과 일본이 아시아를 차지하기 위해 갈등과 전쟁이 일어날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시아는 평화와 경제 발전을 보장하는 역할로서 미국의 아시아 지배를 원하고 있다. 미국이 떠나면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핵무장의 코르크 마개를 여는 것과 같다. 세계 200여 개 나라 중 미국에 의한 세계 지배를 반대하는 국가는 중동, 아프리카, 중국, 러시아 등 20개 미만에 불과하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해야 한다는 두 번째 근거는 정당성의 문제이다. 미국은 세계를 지배할 자격이 있다. 미국은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에서 피와 땀으로 승리했으며 세계 지배에 대한 전리품을 주장할 충분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에서는 10여만 명의 미국 청년들이 목숨을 잃었다. 소련제국과 공산주의 아이디어를 무너뜨린 것 역시 미국 GDP의 10%에 달하는 미국의 군사비와 피의 대가였다. 미국의 세계 지배는 미국 스스로 획득한 것이지, 오만으로 얻어낸 것이 아니다.

미국의 세계 지배, 그 세 번째 근거는 타산의 문제이다(Prudence). 타산은 비용과 이득을 계산하여 이득이 있을 때 행동이나 정책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고, 정치학에서는 이러한 타산, 즉 계산하는 것을 최고의 도덕률로 삼고 있다. 미국에 의한 세계 지배, 세계 패권에 대한 미국의 논리는 미국이 세계 정치에 이득이 되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정치는 근본적으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벌어지는 무정부상태이며 이러한 상태에서 미국과 같은 세계경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국제정치에서 누가 바다의 안정과 안보를 책임져 주고 있는가? 미국이 12개 선단으로 대서양, 태평양을 지켜주지 않으면 바다는 전부 해적으로 덮일 것이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바다로 수출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를 국제정치학에서는 패권적 안정이론이라고 한다. 패권국가의 존재가 국제정치의 안정을 가져다주고 축복이라는 것이다. 패권국가의 필요성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이론이다. 지금 바다의 안정을 책임져 줄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미국과 같은 패권국가가 필요하며, 러시아나 중국 등 다른 나라가 지배할 바에야 민주주의 체제, 자유무역, 자본주의 경제, 인권을 강조하는 미국이 지배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해야 한다는 네 번째 근거는 민주주의의 전파와 확산에 있다. 세상은 미국의 세계지배만으로 안정을 확보할 수 없다. 미국의 파워와는 별개로 범세계인들이 받아들이고 따를 수 있는 보편적 이데올로기가 있어야 한다. 미국 외교의 2가지 목표는 패권적 프로젝트와 민주주의 프로젝트이다. 세계유일 초강대국으로서의 미국의 위치는 불변이며 미국을 제외한 어떤 국가도 세계 리더십을 떠맡을 수 없다는 가정 아래 세계패권을 유지, 강화, 확장하는 것이 패권적 프로젝트이다. 민주주의 프로젝트는 미국의 가치인 민주주의, 자유주의, 자유무역, 시장경제의 체계적 확산을 통해서 미국적 세계질서를 구축하는 것이다.

미국 외교의 목표에서 민주주의 프로젝트는 패권 프로젝트와 상호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민주주의의 확산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 뒤에는 미국 예외주의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이 다른 국가와 다르고 우월하다는 것은 미국의 꿈과 가치를 확산시키는 것이 신이 부여한 임무라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미국의 이미지에 맞게 국제 체제를 미국적 국제질서로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의 세계지배의 그 다섯번째 근거는 세계 문명질서와 반인륜적 범죄인 테러리즘이 발생할 경우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재원과 군사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미국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십만 명이 살해당하고 수백만 명이 인종청소의 위험에 놓여있으며 극도의 공포감과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무기력 상태에 빠져있다. 미국이 나서지 않고 테러리즘을 해결할 방안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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