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마야 안젤루 이야기
[금요칼럼] 마야 안젤루 이야기
  • 승인 2022.07.2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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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식 대구공업대학교 사회복지경영계열 교수
<새장에 갇힌 새가 왜 우는지 나는 아네>라는 자전적 시로 유명한 마야 안젤루는 1928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3살 때 부모가 이혼하여 할머니와 살았고, 엄마와 재회한 7세 무렵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이후 5년 간 대인기피증과 실어증을 앓으며 마을 도서관에서 시와 소설을 읽었고, 16세에 미혼모가 되면서 웨이트리스, 칼립소 싱어 겸 댄서, 트럭운전, 자동차 정비, 심지어 매춘업소의 마담 등 남다른 직업을 전전했으며 결혼 생활도 대체로 불운했다. 그러나 그녀는 86세로 세상을 뜨기까지 아프리카계 미국인 처음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여성, 에이미상 수상자, 대학교수, 민권 운동가 등 이력을 쌓으며 대중의 멘토 역할까지 하였다. 작가이자 배우이기도 한 그녀의 글과 연기는 세상에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수단이었고, 그 어떤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했던 실제 삶이 그 모든 밑천이 된 것이다.

필자는 사회복지사의 길을 가고자 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마야 엔젤루의 이런 사례를 자주 얘기 해 준다. 남들보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이룬그녀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내가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세 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그녀는 좋은 친구들이 있었다. 불우한 환경에도 유년의 그녀에게 문학을 알게 한 아칸소 스탬스의 이웃집 교사는 매우 소중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30대 초반 만난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말콤 엑스, 한 때 연인이었던 남아공 인권 운동가 부숨지 마케 등과 함께 일하면서부터는 자신의 삶을 객관화할 수 있었고, 인권운동의 넓은 지평 위에 자신을 세울 수 있었다고 한다.

둘째, 그녀에게는 독서의 힘이 있었다. 어머니의 남자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한 충격으로 두문불출하며 5년간 수많은 책을 읽었는데, 그때의 독서 힘으로 글쓰기를 시작했고, 각종 매체의 편집자가 되었으며,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할 기회를 얻었던 것이다. 1969년에 발표한 마야 안렐루의 베스트셀러이자 기념비적 자서전인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는 그렇게 탄생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늘 긍정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살찌울 많은 방법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싫어하는 것을 볼 때 나는 그것을 바꾸려고 합니다. 바꿀 수 없다면 그것을 보는 위치를 바꾸었죠. 원하는 방식으로 세상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것을 보는 방식을 바꿔보세요.”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환경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했던 것이다.

안젤루는 불우했던 자신의 환경을 탓하기보다 긍정적 생각으로 승화된 삶의 경험을 조각했으며, 개인적인 의미를 뛰어 넘는 훌륭한 인생을 창조한 사람이다. 그리고, 2022년 1월 흑인 여성 최초로 미국 25센트 동전에 얼굴이 새겨지면서 그녀의 삶이 성공적 삶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무엇을 이루고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를 늘 생각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마야 안젤루에게서 또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60년대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국에서 가난한 흑인소녀인 그녀가 어떻게 해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그 많은 작품을 써내면서 성공을 지속할 수 있었을까? 그녀는 자신의 성공비결을 ‘열정 포트폴리오’라고 말했다. 그렇다. 그녀에게는 춤과 노래, 연기, 글쓰기, 가르치기, 문학, 좋은 음식, 훌륭한 친구들과 같은 열정의 리스트가 있었다. 그녀의 삶은 세상 사람들에게 “주의를 기울여라. 당신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열정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잡는 것이다. 당신에게 소중한 것을 모두 직업으로 삼을 필요는 없지만 당신에게 소중한 모든 것을 수용할 공간을 찾을 필요는 있다. 당신도 성공하려면 당신만의 열정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라!”라고 말하고 있다.

세상에는 늘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소극적인 사람과 적극적인 사람이다. 소극적인 사람들은 위기가 찾아오면 쉽게 포기해 버리지만 적극적인 사람들은 몸속에 열정의 에너지가 있다. 열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어떠한 위기가 찾아온다 하더라도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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