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논단] 첨단산업 인재를 위한 융합교육
[교육논단] 첨단산업 인재를 위한 융합교육
  • 승인 2022.07.2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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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대구영선초등학교 교사 교육학 박사
교육부는 지난 19일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 방안을 발표하였다. 반도체 특성화 대학 지정, 관련학과 운영과 관련한 규제 완화, 교원 확보 등을 지원하며, 융합교육을 통하여 고급 전문 인재, 융복합 인재, 실무인재 등의 전문가를 양성한다. 직업계고에서도 반도체 분야의 단기 실무과정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채용연계형 교육과정 등을 운영한다. 당장 올해부터 시도교육청의 직업교육센터를 중심으로 신산업분야의 공동실습소 대상의 시설이나 기자재 등 운영을 지원할 예정이란다. 새 정권 이후 교육 분야에서 정책적인 큰 변화로 보인다.

이러한 발표에 사회 전반의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지방대들은 우수 교원 유치 등 운영상 어려움으로 결국 이 정책이 수도권 대학 중심이 아닌가는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부는 본 정책에 수도권 정원 규모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향후 비중 등을 검토하여 운영하겠다는 즉각적인 해명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강제적으로 이루어진 첨단 기술이 반영된 교육을 실험적으로 경험한 바가 있다. 앞으로의 첨단 기술의 발달이 사회를 얼마나 변화시킬지 짐작해 본 셈이다. 첨단산업을 교육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 그러한 첨단산업을 어떻게 교육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본 정책은 비단 지방대만의 물음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각 대학, 고등교육에 학습자가 이르기까지 첨단산업으로 보내어야 할 초·중등교육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할지 고민스럽게 되었다.

각종 학술지에서 공학교육 전문가들은 학생 개인별 교육 지원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특히 강조하는 것이 배워야 할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공학 이론에 대한 기초 개념을 개인에 맞추어 바로 잡을 수 있는 교육, 사후 피드백 등 수요자 중심의 교육 이야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다양하고 개성 있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하여 개인 교육으로 나아가기를 제언하기도 한다. 지역 실습센터 등을 통하여 학생의 일정에 따라 학습을 해나갈 수 있어야 함을 이야기하면서 다양한 전공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이는 개별화 교육, 맞춤형 교육으로 나아가고 있는 현시대의 교육 전반의 방향과도 일치한다. 하나의 학생을 위한 교육은 사실 첨단산업, 공학만의 요구가 아닌 셈이다.

또한 공학교육은 학제의 경계를 넘어서 글로벌 이슈를 해결하는 교육을 제안하기도 한다. 실제로 애리조나 주립대에서는 다양한 학문이 함께 융합적 이슈를 해결하는 연구기관, 센터, 융합스쿨을 개설하고 운영하고 있다. 전통 학문이 중심이 되는 70여 개의 기존 학과를 폐지하고 학제 간 융합을 꾀하는 30여 개의 융합학과를 개설하기도 하였다. 프린스턴 대학은 건축, 경제, 역사, 자연 과학 등 공학과 과학, 인문 분야까지 망라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사실상 미국의 융합교육인 STEM의 시작이 수학, 과학을 가르칠 교사의 부족으로 탄생한 산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세계적 이슈를 해결하는 융합적 인재를 위한 효과적 교육인 셈이다. 초·중등교육 역시 융합인재교육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이는 학생을 위한 메이커 공간인 무한상상실이나 지능형 과학실 등 다양한 공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학 전문가들은 첨단산업의 인재는 공학적 소양 외에도 인격적 소양을 갖추어야 함을 조언한다.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 비판적 사고능력, 배려하는 윤리의식, 의사소통 능력,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집중력, 인문학적 감성 등을 요청하고 있다. 이는 첨단산업의 수행에 있어서 전문지식만이 아닌, 인격적 소양에 대한 교육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사회에 대한 책무성을 갖춘 인재가 글로벌 문제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첨단산업 인재를 위한 교육은 꼭 ‘반도체’만을 위한 교육이 아니다. 당장 대학을 살리기 위한 교육도 아니다. 결국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교육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교육적 과제에 대해서 사회 모두가 더 넓은 시각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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