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경제위기 대응의 방향
[데스크칼럼] 경제위기 대응의 방향
  • 승인 2022.07.2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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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사회부장
한국이 파산 가능성이 높은 50개국 중 하나라는 불룸버그 통신 기사에 대해 말들이 많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TBS 라디오에 출연해 “신흥국가와 개발도상국의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한국이 엘살바도르, 가나 같은 가난한 국가와 함께 파산 가능성이 있는 국가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금리 인상, 달러 강세로 신흥국 부실채권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스리랑카와 러시아, 엘살바도르와 가나, 이집트, 튀니지, 파키스탄 등의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이 포함됐다니 놀랄 일이지만 반박도 있다. 이번 보도는 블룸버그 통신이 자의적으로 신흥국 50개국을 선정해 국가 부채 취약성 순위를 선정한 것일 뿐이며 한국은 47위이기때문에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취약성 순위라는 것은 △최근 국채 수익률 △최근 5년간 CDS(신용부도스왑) 수수료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채이자비율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 등을 분석해서 매겨진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을 주목해 보자. CDS 프리미엄은 채권 부도시 원금 회수를 보장하는 대가로 채권 보유자가 원금 보장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다. 이것이 낮을수록 채권 발행자의 파산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CDS 프리미엄이 한국은 54bp로 신흥국 50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다. 올해 1월에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던 5년물 기준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21bp대였다가 불과 몇개월만에 50bp대로 올라선 것이 문제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CDS 프리미엄 상승이 지속되면 우리나라 GDP는 연간 0.3% 떨어지고 환율은 최대 약 6%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4.5%까지 올리고 CDS 프리미엄 지수가 오르면 환율은 최대 24%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5일 1320.2원에 거래돼 2009년 4월 30일 이후 13년 2개월여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노무라증권은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이 1.9%에 그치고 내년은 -0.8%로 역성장한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파산위기 경고를 별것 아니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한 것들이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제적 관계에 악영향을 줄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전쟁중인 러시아와 척을 지고 여기에 ‘중국 리스크’까지 떠안았다는 비판이다. 한미일 동맹 강화라는 윤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중·러로부터 경제적 고립을 자초해 우리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세계 코로나19 회복력 순위에서 최종 1위를 차지했다는 보도도 했다. 2020년 11월부터 세계 주요 국가 53곳을 대상으로 매달 코로나19 회복력 순위를 평가한 최종결과다. 코로나19 감염 상황, 경제활동 재개, 삶의 질 등 3개 부문을 △인구 10만명당 월별 확진자 △최근 3개월 치명률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 등 총 11개 지표로 세분화 해 각국이 팬데믹 사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처했는지를 종합한 순위다.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은 전체 인구의 90%, 지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IMF 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코로나 대응도 우리는 세계적 모범이 됐다. 파산할 수 있는 국가라는 시선에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정치권과 국민들이 마음만 모은다면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하다. 문제는 ‘어떤 방향을 잡느냐’이다. 미국마저 실리를 찾느라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 미·소 냉전시대 사고로 지금 국제정세에 대응하면 세상물정 모르고 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미국에게 모든 것을 맡기던 1960~70년대 사고에서 벗어나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한 전략이 윤 정부에서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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