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맑은 강이 뿔이 났네요
여섯 개 수문 활짝 열어젖히고
엄청난 굉음과 물거품 일으키며
성난 황소처럼 마구 쏟아 냅니다
무심하게 광경을 지켜보는 보름달
닥치는 대로 대상을 가리지 않고
마구마구 하마처럼 집어삼킵니다
다른 강 수문들 차례로 열어젖히니
깜짝 사이 지도는 딴 세상이 되고
코로나도 홍수도 총성 없는 전쟁터
◇김윤숙= 1950 경북 문경 출생, 2001 <한국불교문학>, 2016 <문장> 시 당선, 대구문협, 수성문협, 문장작가회 회원, 한국교육개발원 시 부문 금상 수상, 시집 <찻잔을 저으며>
<해설> 범람하는 호수를 묘사하는 것이 기법 없이 뉴스처럼 쏟아져 있다. 마치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하면서 물의 재앙을 풀어놓았다. 마지막에는 코로나의 종식을 예감하는 끝 연에서 그래도 다행이라고 마음을 놓아야 될 것인지…. 조용하고 엄청난 힘으로 쏟아 내는 홍수를 보는 글이다. -정소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