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 물에 붙어살면서
한 번도 물에 빠져 보지 못한 몸
표피만 꼬집어 보다가 그것이
물이다 한다면 너무 싱거운 일이다
허우적거려 본 자만이
삶의 깊이를 잴 텐데
호되게 물먹어 본 자만이
숨 막힘을 맛볼 텐데
소금보다 짜다는 세상에
제 삶의 가벼움이
참을 수 없는 갈증인 소금쟁이는
수면에 가슴팍 바짝 밀착하고
다 들여 마실 듯 날마다
깊은 수심을 들여다본다
◇이해리= 경북 칠곡 출생. 1998년 사람의 문학으로 활동 시작, 평사리문학대상 수상(03년), 대구문학상 수상(20년),한국작가회의 대구부회장 역임, 현재 대구시인협회 이사. 시집: 철새는 그리움의 힘으로 날아간다, 감잎에 쓰다, 미니멀라이프, 수성못<20년 학이사>외.
<해설> 역시 시어의 선택은 무한정이라는 생각을 한다. “잠자리”“나비” 와 같은 이쁘고 팔랑거리는 것도 아닌 흔하지 않는 저런 “곤충”으로 시인은 어떻게 시를 적을 수 있었을까. 이 역시도 관찰의 결과물이라 생각이 든다. 관찰을 하다 보면 그들의 본성도 알아버리는 투시력이 생기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써내려가는 대상에 대한 철학이 생겨버리는 수확을 하게 된다. 소금쟁이 한 마리가 시인에게 참 잘 왔다는 생각을 하며 배독하였다.
-정소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