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군 청도읍 무등리] 끊임없는 교육과 연구로 일군 ‘전국 최고 복숭아 고장’
[청도군 청도읍 무등리] 끊임없는 교육과 연구로 일군 ‘전국 최고 복숭아 고장’
  • 배수경
  • 승인 2022.08.0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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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부터 사람 살던 곳
7기 지석묘가 마을 역사 입증
126가구 280여명 주민 거주
교통 편리해 귀농·귀촌 ‘인기’
해마다 풍년 기원 당제 지내
6월부터 8월까지 복숭아 수확철
수황·신비·마도카·경봉·홍금향…
작목반 만들어 교육 받고 품평회
청도-무등리전경
청도 무등리는 청도를 관통하는 경부선 열차와 대구부산고속도로 그리고 25번 국도가 마을 앞을 지나간다. 청도역까지 2km, 청도IC가 1km거리에 있어 사통팔달 교통이 편리해 접근성이 아주 좋다.

2022 경상북도 마을이야기-청도군 청도읍 무등리 

청도의 봄은 분홍빛이다. 해마다 4월이 되면 눈돌리는 곳 마다 분홍색 복사꽃이 지천으로 펴 눈이 즐겁다. 청도군 청도읍 무등리 풍경도 다르지 않다.

지나가는 이들은 복숭아꽃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사진에 담기 바쁘지만 농부의 손길은 그때부터 더욱 바빠진다. 꽃이 예쁘다고 모두 품을 수는 없다. 잘 버리는 것도 농부의 지혜다. 꽃과 열매를 욕심내지 않고 잘 솎아내야 최상의 복숭아를 얻을 수 있다.

6월부터 7,8월까지는 복숭아 수확철이다. 무등리 주민들의 하루는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다. 한여름 땡볕을 피해 도시사람들이면 한참 잠자리에 들어있을 시간인 4시쯤 일어나 복숭아밭으로 나선다. 탐스럽게 열린 복숭아를 부지런히 따고 크기별로 잘 선별해서 박스에 담아 공판장에 내고나면 9시쯤이 된다. 농협공판장 앞에 줄지어 선 트럭행렬도 이맘때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청도복숭아
산지가 많고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큰 자연환경이 복숭아 농사에 적합해 무등리 복숭아는 단단하고 당도가 높다.

수황, 신비, 마도카, 경봉, 홍금향… 다양한 이름만큼 수확하는 시기도, 맛도 다르지만 복숭아의 품종보다는 청도복숭아라는 이름만으로도 믿고 구입하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청도는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복숭아의 고장이다. 무등리에서 생산되는 복숭아도 마찬가지다. 산지가 많고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큰 자연환경이 복숭아 농사에 적합해 무등리 복숭아는 단단하고 당도가 높다.

50년대만 해도 그당시의 여느 농어촌마을과 마찬가지로 보릿고개가 오면 보리이삭으로 만든 떡보리밥을 먹을 정도로 어려운 농촌마을이었지만 60, 7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대구 근교에서 많이 짓던 사과농사나 벼농사 대신 복숭아와 감 등 과수농사를 지으면서 큰 부자마을은 아니라도 안정적인 마을의 기틀을 다지게 된다.

무등리 청도복숭아의 명성은 그냥 얻어진게 아니다. 주민들은 복숭아 품질을 좋게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를 한다.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마을 주민들끼리 작목반을 만들어 교육도 받고 품평회도 한다. 가까운 영천은 물론, 경기도, 전라도 등 복숭아 농사를 잘 짓는다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서 가지치기나 퇴비의 사용법을 연구했다.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니즈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도 농가의 몫이다. 요즘은 소비자들이 딱딱하면서 당도가 높은 복숭아를 좋아한다.

복숭아가 맛있게 자라는데는 물, 햇빛, 바람이 중요하다. 산지가 많은 마을의 특성상 물이 고여있지 않고 잘 빠져서 무등리의 복숭아는 당도가 높고 과즙이 많으며 맛과 향이 뛰어나 내로라하는 복숭아 산지로 이름을 알릴 수 있다. 8월말경 산에서 수확하는 복숭아는 특히나 과육이 단단하며 맛이 좋아 인기다.

복숭아철이 지났다고 한가해지는 것은 아니다. 농부가 복숭아에 관심을 갖는 사이 잘 자란 청도감이 마을을 오렌지빛으로 물들이기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청도반시의 계절이 시작된다. 복숭아와 청도반시, 마을 살림살이를 든든하게 하는 두개의 버팀목이다.

경북의 제일 남쪽에 자리잡은 청도군, 그중에 무등리는 청도를 관통하는 경부선 열차와 대구부산고속도로 그리고 25번 국도가 마을 앞을 지나간다. 청도역까지 2km, 청도IC가 1km거리에 있어 사통팔달 교통이 편리해 접근성이 아주 좋다. 덕분에 품질좋은 복숭아의 판로도 걱정없다. .

 
무등리지석묘
무등리에 있는 7기의 지석묘는 칠성바위로 불리며 아이를 원하는 여인들이 치성을 드리던 곳이었다.

무등리는 무듬실, 이박정, 학교 앞 등의 자연 3부락으로 이루어져있다.

무등리에는 선사시대때부터 이미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마을 어귀에 남아있는 7기의 지석묘가 마을의 역사를 입증해준다. 무등리 마을 이름의 유래 역시 지석묘와 무관하지 않다. 무등이라는 지명은 원래 선사시대의 지석묘를 비롯한 고분이 많았던 마을이라 해서 ‘무덤실’이라 불리다가 어감상 ‘무듬실’로 바뀌었다가 무등리가 되었다고 한다. 한때는 마을의 동쪽과 남쪽의 산봉우리가 학이 춤추는 형국이라해서 무학동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7기의 지석묘는 칠성바위로 불리며 아이를 원하는 여인들이 그곳을 찾아 치성을 드리기도 했다. 지금도 마을 어르신들은 그곳을 찾아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도 한다.

 

무등리
과거 보부상들의 휴식처였다는 이팝나무는 사라지고 이제는 아름드리 포구나무가 자리해 복숭아 농사꾼에게 쉬어갈 그늘을 만들어준다.

이박정은 이씨, 박씨, 정씨가 많이 살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는데 과거 보부상의 휴식처였다는 이팝나무 아래의 정자, 이팝정이 변해 이박정이 되었다는 것이 더 정설로 여겨진다. 지금은 이팝나무는 사라지고 아름드리 포구나무가 자리해 복숭아 농사꾼에게 잠시 쉬어갈 그늘을 만들어준다.

126가구 28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무등리 주민의 절반가량은 복숭아와 감 등 과수농사를 짓는다. 50대 이하의 젊은 층은 거의 없고 60대를 청년으로 여기는 것은 여느 농어촌 마을과 마찬가지다. 대구는 25분정도, 부산은 1시간 안에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교통이 편리해 귀촌하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이다. 지금은 외지로 나갔던 자식들이 부모님의 고향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농사를 짓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동래 정씨와 김해 김씨, 김녕 김씨 등의 성씨를 가진 이들이 많아 밖에 나가면 다들 형, 아우, 아재라고 부를 정도라 마을 분위기가 화목하다는 것도 자랑이다.

사통팔달 교통이 발달한 곳이지만 여전히 전통을 지켜가고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마을 어귀의 수령 500-600년된 회나무 아래에서는 해마다 풍년과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당제를 지낸다. 제주는 해마다 동네에서 1명씩 뽑아서 돌아가면서 맡는다.

복숭아 농사를 짓는데는 물이 중요하다. 비가 오지않으면 당도는 좋지만 크기가 작아 수확량이 급속도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물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올해는 산기슭 15만평의 부지에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센터에서 추진하는 과일전문단지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지하수를 파서 산 기슭 높은 곳에 물탱크를 설치하고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과일전문단지가 생기면 크고 달콤한 무등리 복숭아를 안정적으로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효상·배수경기자

 

<우리 마을은>

 

우리마을은무등리-정천수이장
 

정천수 무등리 이장 “마을에 과일전문단지 유치할 것”

정천수 이장(75)은 마을 토박이다. 15년 전쯤 이장을 맡았다가 이번에 다시 이장이 되었다. 그는 이장은 동네를 위해서 귀찮은 일을 도맡아 하고 희생을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을에서 나고 자란 자신이 마을을 위해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 늘 고민을 한다. 얼마되지는 않지만 이장 월급은 주민을 위해서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단합대회나 마을 행사를 위해 기꺼이 내놓는다.

평소에도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는 그는 청도군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주중에는 농부로, 주말에는 청도읍성 등 청도의 문화재를 지키며 관광객들에게 청도를 알리는 문화해설사로 활동을 한다.

본업인 복숭아농사에서도 농촌진흥청 주최 청도복숭아 탑프루프품평회에서 우수상(2011)을 받을 정도로 복숭아 농사에도 일가견이 있다.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복날에는 오리고기, 삼겹살, 백숙으로 잔치를 열고 봄에는 마을 단합대회도 연다.

마을주민들이 고령화되면서 안전과 건강에 대한 걱정도 크다. 넓게 퍼져있는 마을에 방송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는 것도 올해 해결해야 될 과제다. 지금은 세개의 마을을 다니면서 방송을 하지만 야외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방송을 어르신들이 제대로 듣지 못할 때가 많다. 앞으로는 집집마다 스피커를 보급해서 어르신들이 집안에서도 마을의 소식을 발빠르게 알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복숭아 농사에 필요한 안정적인 물 수급을 위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과일전문단지 유치 역시 올해의 중요한 프로젝트다.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

<가볼 만한 곳>
 

가볼만한곳-청도읍성
청도읍성

◇청도읍성

청도군 화양읍 교촌리, 동상리, 동천리 일대에 쌓은 조선시대의 읍성으로 1995년 1월 경상북도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됐다. 원래의 성은 고려시대 때부터 있었으며 석성과 토성을 혼합해서 쌓은 것이었다. 조선 선조 때 부산에서 서울을 향하는 주요 도로변 성지를 일제히 수축하는 과정에서 청도군수 이은휘가 석축으로 다시 쌓은 것으로 임진왜란 때 동·서·북문이 소실되고 성벽이 파괴되었으며, 일제강점기의 읍성철거정책으로 성벽이 다시 헐리고 문루도 제거되었다. 매년 봄이면 동문에서 북문까지 복원된 구간에서 청도읍성밟기 행사도 열린다.
 

가볼만한곳-유호연지
유호연지

◇유호연지

유등지로 부르지만 버드나무 두른 연못에 연꽃이 핀다는 ‘유호연지(柳湖蓮池)’가 정식이름이다.

해마다 칠팔월이면 연꽃이 만발한 풍경이 아름다워 청도 8경 중 5경으로 꼽히며 전국 명승지 100선 중의 한 곳이기도 하다. 이제염오(離諸染汚), 진흙에서 자라지만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는 연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연지 주변에 조성해놓은 데크를 따라 한바퀴 걸어보는 것도 좋다. 연지 안에 있는 ‘군자정’은 조선시대 시집간 딸들이 친정어머니를 만나기 위한 장소였다고 전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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