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 부채 탕감 제도, 대출 갚는 사람은 바보냐
[사설] 청년 부채 탕감 제도, 대출 갚는 사람은 바보냐
  • 승인 2022.08.0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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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소상공인의 채무조정 방안인 새출발기금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새출발기금은 대출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층 대출자의 부실채권을 사들여 채무를 탕감해주는 계획으로 총 30조원 규모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빚도 파격적으로 덜어준다는 방침이다. 최대 원금의 90%까지 탕감할 수 있게 설계됐다. 그래선지 ‘은행 빚 갚지 마라’는 광고성 메시지가 인터넷에 떠 있다. 이게 공정과 상식의 나라인가.

은행권은 “새출발기금을 통한 과도한 원금 감면이 부실 차주를 양산하고 도덕적 해이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원금 감면 폭을 10~50%로 낮추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작정이다. ‘연체 10일 이상’이라는 부실 우려 차주의 선정 기준도 너무 낮아 고의 연체 우려가 크다며 30일 이상 연체로 기준을 높일 것을 제안할 예정이다. 서울시 등도 과도한 원금 감면이 산하기관인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부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청년 특례채무조정’은 저신용 청년의 채무 이자 부담을 최대 50% 경감 해주고 연체이자는 전액 감면해준다. 또 최대 3년의 유예기간 동안 이자율을 연 3.25% 저리로 적용해 갚도록 한다. 신용대출 금리가 이미 연 5%대에 진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혜택이다. 6월 말 기준 금융권 만기 연장, 이자 상환유예 지원을 받고 있거나 손실보상금 또는 재난지원금을 수령한 개인사업자·소상공인이 대상이다.

부채 원금 탕감이 처음은 아니다. 노무현·이명박 정부는 다중 채무자 부채 원금의 30~50%를 탕감해준 적이 있다. 박근혜 정부도 부채 원금의 최대 50%를 감면해줬는데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70%까지 깎아줬다. 문재인 정부는 10년 이상 1000만 원 이하 연체자를 대상으로 최대 전액을 탕감해줬다. 윤석열 정부의 원금 중 60~90% 탕감 계획은 과거 정권보다 감면 폭이 훨씬 크다. 자칫 고의 연체자를 양산할 우려가 크다. 금융권만이 아니라 시도지사협의회도 지역신보의 부실화를 염려하고 있다.

은행빚을 내서 비트코인이나 주식투자로 돈을 벌면 제 것이 되고 실패하면 손실금을 정부에서 처리해 준다면 결국 정부가 투기꾼을 양산하는 가장 나쁜 결과를 빚게 된다. 그러잖아도 개인회생을 돕는 제도가 있다. 성실하게 빚을 갚아가도록 유도하고 파산하는 이들을 돕는 제도다. 정부는 10월 시행에 앞서 신중히 고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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