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강화’ 대구의료원, 기업성도 갖출까
‘공공성 강화’ 대구의료원, 기업성도 갖출까
  • 조재천
  • 승인 2022.08.09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비·의료진 확충 778억 투입
경북대병원 의료진 파견 계획
市 “기능 정상화가 우선 목표
민간에 비해 흑자 경영 어려워”
의료 관계자 “계속 적자라면
우수 의료진 고용은 힘들 것”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공공 의료의 역할과 중요성이 재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는 제2 대구의료원 건립 대신 기존 의료원 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으로 대구의료원이 수준 있는 의료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공공성뿐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성까지 갖출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앞서 대구시는 대구의료원이 신뢰받는 공공 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의료원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흔히 공기업은 공공성과 기업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 중 공공성 강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현재 대구의료원은 총 490여 개 병상을 운영하고 있지만, 의사 수는 필요 인력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6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대구의료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보니 대구시의 제2 대구의료원 건립 논의도 사실상 중단됐다. 시 관계자는 “지금은 대구의료원 기능 정상화가 우선”이라며 “제2 대구의료원은 공공 병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는 모델이 만들어졌을 때 시민 합의를 거쳐 추진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대구의료원의 시설 보강과 장비 및 의료진 확충 등을 위해 총 778억 원을 투입,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우수 의료진 확보를 위해 올해 하반기 경북대병원 공공임상교수 파견을 시작으로 해당 병원 의료진을 단계적으로 파견해 위탁 운영을 추진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대구의료원이 공기업인 만큼 공공성 이외 기업성까지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기관 공시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20) 대구의료원의 당기 순이익은 2020년 44억 8천만 원, 2019년 -24억 7천만 원, 2018년 -8억 8천만 원, 2017년 -28억 1천만 원, 2016년 -8억 1천만 원이다. 코로나 병상 운영으로 흑자를 낸 2020년을 제외하면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구의료원의 흑자 경영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지역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방 의료원에서 흑자가 난다는 건 지금 수가 체계에선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흑자가 나려면 과잉 진료를 하거나 비의료적인 사업으로 수익을 거둬야 한다. 또 인건비를 줄이는 경우가 아니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대구의료원의 기능 정상화라는 우선 목표가 흑자 경영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지금은 정상적인 진료와 의료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며 “대구의료원은 다양한 공공 의료 사업도 진행하고 있고, 적정 진료(표준 진료)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민간 병원에 비해 의료적으로 수익을 거두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적자가 나지 않도록 운영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또 다른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대구의료원은 공기업이라 보건소처럼 받은 예산만큼 지출하면 되는 기관이 아니다. 기업 존립을 위해서라도 최소한 적자는 나지 않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좋은 장비나 우수한 의료진도 구할 수 없게 돼 공공성마저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