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지방자치단체장과 중앙정치
[대구논단] 지방자치단체장과 중앙정치
  • 승인 2022.08.1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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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의 위상이 지난 대선을 전후하여 많이 달라지고 있다. 시·도지사가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나서고 시·도지사가 되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는 정치인이 늘어났다. 시·군·구의회 의장이 시장·군수·구청장으로, 시장·군수가 도지사 또는 국회의원으로 상향 발전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지방자치가‘민주주의의 학교’라고 설파한 영국 제임스 브라이스(J.Bryce)경의 말이 새삼스럽다.

국민들 가운데는 한국의 대통령이 되려면 서울시장을 거쳐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진이들이 더러 있었다. 실제로 서울시장을 지낸 인물이 대통령이 된 사례도 있었지만 지금도 그런 꿈을 가지고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와서는 서울시장을 안 해도 대통령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어 보인다. 지방자치법 제114조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고 그 사무를 총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방정치인이자 행정인이다. 전자는 주민의 직접선거로 선택된 정치인이요 후자는 지역이라는 특정한 공간에서 주민을 위한 행정 전반을 통할하는 입장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방정치인이라는 비중보다 행정인으로서의 무게가 더 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치와 행정은 별개로 생각할 수 없다. 자치단체장이 지방발전을 위한 갖가지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정책이며지방의회와의 관계 형성은 정치적 행위이며 행정관리를 통하여 정책을 실현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위상에 변화가 있다는 것은 지방자치와 지역발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한때는 국회의원이 시·도지사보다 각광을 더 받는 정치인으로 인식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치적 환경 변화로 그 양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서울시장이 아닌 광역단체장이 대통령의 꿈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크게 눈에 뜨인다. 민주주의체제에서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출마할 당시 후보자들은 누구나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주민들은 그 말을 믿고 표를 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광역자치단체장이 된 정치인이다. 국회의원, 도지사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그가 대구광역시장으로 정치적 변신을 한 것은 원대한 정치적 큰 꿈을 이루려는데 있음을 모르는 이가 없다.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노련함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홍 시장은 의욕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정치인이요 행정인이다. 시장출마를 앞두고 이미 정해진 대구시청 이전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었으나 시민 여론에 밀려 물러나기도 했다. 그의 큰 작품은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조직개편이다. 그는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공공기관 18개를 통·폐합하여 11개로 줄이고 시가 안고 있는 빚을 갚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중앙정부가 국가공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는 터에 홍 시장의 공공기관 정리계획은 시민 누구나 찬성할 일이다. 뜻 있는 대구시민들은 홍 시장의 능력으로 보아 전국에서 꼴찌인 대구시의 경제를 상향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알다시피 홍 시장은 정치인으로 평생을 살아온 인물이다. 그의 최근 정치행태를 보면 좀 아쉬운 점이 있다. 정치를 오래 해서인지 아니면 대선의 실패 경험 탓인지는 몰라도 여느 광역단체장들 보다 중앙정치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국민의 힘’에 대한 여러 말들이 언론을 통하여 전해지고 있다. “당 대표의 극언 대응은 ‘박근혜 탄핵’ 때를 연상시킨다” “원내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전체가 누더기가 되어 당원과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했다” ”여태 이 대표 입장에서 중재해 보려고 노력했으나 이제 그만 두기로 했다“는 등 중앙정치에 입을 대고 있다. 같은 정당 소속으로 얼마나 답답해서 그런 말을 했을까 이해는 하지만 홍 시장의 신분은 대구광역시장이다. 대구광역시장이 서울시장보다 중앙정치에 더 관심이 많다고 우려하는 시민들이 있을까 저어된다. 그런 일이 잦으면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다. 요즘 정치가 온라인 정치, 언론정치라고 하지만 자주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이 그의 정치역정에 플러스 요인이 될지 모르겠다. 바라건대 홍준표 대구시장은 뒤처진 대구지역의 면모를 새롭게 보여주는 일에 진력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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