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 11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연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 11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연
  • 황인옥
  • 승인 2022.08.1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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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대생 100명 열정만으로 이뤄가는 ‘성장 일기’
29세 이하 클래식 전공생들
일주일 맹연습으로 한계 도전
첫 합주 ‘낫 배드’ 평가에 안도
현직 단원 조언 ‘스펀지 흡수’
최고 연습실·공연장 첫 경험
협연자·학생들 진정성 ‘교감’
국내 연주자 저변 확대에 초석
단기 아닌 지속적 프로젝트로
전국 투어 등 많은 경험 바람직
바이올린 파트 패컬티 김덕우, 첼로 파트 패컬티 심준호, 트럼펫 파트 패컬티 성재창(왼쪽부터)
바이올린 파트 패컬티 김덕우, 첼로 파트 패컬티 심준호, 트럼펫 파트 패컬티 성재창(왼쪽부터)
2022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 연습 장면
2022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 연습 장면

 

서울시립교향악단 수석 부지휘자이자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이하 솔라시안)의 지휘를 맡은 윌슨 응의 선택은 무모했을까? 그는 무대 경험이 없는 청년 클래식 전공생 100명으로 구성된 솔라시안의 공연 작품으로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을 선택했다. 음악대학 재학생이라는 공통점 말고는 그야말로 접점이 없는 100인의 단원을 선발하고는 단 일주일간의 제련으로 말러의 곡을 무대에 올린다는 것이 가당키나 할까?

결국 첫 합주에서 우려가 기우로 판명 났다. 올해 솔라시안 지휘를 맡고 말러의 곡을 선택한 당사자인 윌슨 응이 첫 합주를 지휘하고 “낫 배드(Not bad)”라며 안도했고, 파트별 지도를 담당하는 패컬티(faculty)들도 입을 모아 “단 며칠 동안의 연습으로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은 교향곡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고 평가받을 만큼 기존의 교향곡 체계에서 벗어나 서민문화, 군악, 가곡 등을 교향곡에 이식하는 대담한 시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전 세계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말러 교향곡을 얼마만큼 잘 연주하느냐에 의해 평가받을 정도로 연주자들에게는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문제는 과감하면서도 섬세한 연주력을 갖춘 연주자만이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윌슨 응에게는 나름의 계산이 있었다. ‘교향곡 1번 거장’은 말러가 28세 때 작곡한 그의 첫 교향곡이다. 말러가 표현했던 젊은 날의 희로애락을 그 또래의 솔라시안 단원들이 잘 연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솔라시안 단원의 연령은 16세 이상 29세 이하의 음악 전공생들이다.

◇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 3년 만에 국내 클래식 전공생들의 꿈의 프로젝트로 발돋움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는 대구콘서트하우스와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 조직위원회가 함께 진행하는 청년 오케스트라 육성 프로젝트로,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프로젝트 운영 3년 만에 솔라시안은 국내 음악계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 최고의 지휘자와 협연자, 패컬티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올해는 서울대와 한예종 재학생은 물론이고 해외 유학생까지 단원 모집에 응시해 전체 경쟁률 4 대 1, 일부 파트 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클래식 전공생들의 꿈의 프로젝트임을 입증했다. 재지원자도 무려 26명이나 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속으로 참여하고 있는 3인의 패컬티에게 “단기간에 존재감을 각인시킨 비결은 무엇이며, 솔라시안이 국내 음악계에 던지는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바이올린 파트 김덕우(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제2바이올린 수석, 현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 앙장, 중앙대학교 교수), 첼로 파트 심준호(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첼로 수석, 현 전문연주자), 트럼펫 성재창(전 핀란드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부수석, 현 서울대학교 교수) 등이다.

먼저 일주일의 강행군을 2년 연속으로 기꺼이 참여하게 된 배경을 묻자 “학생들의 열정에 감동했다”고 이구동성으로 의견을 냈다. 김 패컬티는 “내가 왜 음악을 했고, 음악을 사랑했는지에 대한 초심을 솔라시안을 통해 환기할 수 있었다”며 “작년에 음악적으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냐고 물으면 주저없이 솔라시안 패컬티로 참여한 것이라고 말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심 패컬티 역시 “단원들의 순수한 열정에 연주자로서 자극을 받게 됐다”고 했으며, 성 패컬티도 “단원들이 배움과 경험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 무엇보다 이런 프로젝트가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다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 솔라시안 활동으로 음악적인 자세와 좋은 시스템 배운다

단원들이 일주일간의 연습으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쉽지 않은 도전에 기꺼이 몸을 내맡기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그 첫 번째는 대구의 탄탄한 음악적 기반이 꼽힌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인정하는 클래식 전용홀을 갖추고 있고, 무엇보다 전용연습실을 보유하고 있어 연주자들에게는 더 없이 매력적인 공간이다. 서울시향마저 전용 연습실 없이 대관하는 처지임을 감안하면, 솔라시안 단원들에게 대구콘서트하우스라는 최고의 연습실과 공연장에서 음악 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은 꿈과 같은 일이다.

“가장 좋은 공연장에서 가장 좋은 음악을 만들게끔 정말 모든 방면에서 지원을 다 해주는 기회를 얻는 것은 전문 연주자도 쉽지 않은 일이다. 전문 연주자가 되기 전인 학생들이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평생 기억에 남을 만큼 행복한 일이 될 것이다.” (김 패컬티)

솔라시안이 단원들의 자부심을 이끄는 또 다른 매력은 현직 악단 단원들의 지도를 받고, 대규모 편성 오케스트라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연을 맺었던 패컬티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향후 진로에도 조언을 구할 수 있다는 점도 단원들에게는 큰 도움으로 작용한다. 성 패컬티는 “단원들이 음악적인 자세나 시스템을 솔라시안을 경험하면서 배우고, 동료들과 함께 하면서 서로 자극도 받는다. 그러면서 음악적인 시야가 넓어진다”며 솔라시안 오케스트라 육성 프로젝트의 의미를 짚었다.

◇ 음악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 일주일만에 좋은 연주 만들어

첫 합주에서 지휘자로부터 “나쁘지 않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솔라시안은 하루, 한 시간 단위로 성장하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선발 과정에서 실력을 최우선으로 보았지만 무엇보다 배우려는 열정이 단원들의 초고속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

심 패컬티는 “이틀 연습에 벌써 완성도가 생기는 모습을 보고 있어 개인적으로 11일에 열리는 이들의 공연이 기대가 된다. 잘 해내고 싶다는 열망과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지휘자나 패컬티들의 조언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것 같다”며 단원들이 프로젝트에 임하는 자세를 설명했다.

지난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에 이어 올해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에 빛나는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이 협연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참여 이면에는 미래 음악계의 희망인 샛별들과 함께 한다는 명분이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솔라시안과의 협연에 행복감을 느낀다는 이유도 빠트릴 수 없다. 협연자들은 솔라시안이 열정과 진정성에 매료된다. 강행군인 공식 일정 외에도 늦은 밤까지 개인 연습을 하는 단원들의 열정과 진정성은 그 어떤 오케스트라에도 뒤지지 않는다.

“협연자가 생각하는 좋은 무대는 함께하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력이 최상으로 뒷받침 돼야 하지만, 비록 완벽하지 않더라도 서로 마음을 열고 진정으로 교감하면 연주자로서 행복한 무대를 만들 수 있다. 솔라시안에서 협연자들은 지점을 바라본다.” (성 패컬티)

◇ ‘솔라시안’의 향후 방향성

청년 오케스트라 육성 프로젝트인 ‘솔라시안’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내 음악계의 바람이다. 오케스트라는 10년 내에 명예로운 직업군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솔라시안’이 국내 오케스트라의 저변 확대를 위한 초석을 놓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 패컬티는 “공연장과 연습실, 예산, 역량 있는 지원인력 등이 갖춰진 ‘솔라시안’은 대구뿐만 아니라 국내 음악계의 자부심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단기 프로젝트가 아닌 장기 프로젝트로 지속돼야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심 패컬티도 “솔라시안은 정말 가능성이 많은 프로젝트다. 청년 연주자를 육성하는데 굉장히 큰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는 있다”며 “앞으로도 솔라시안은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성 패컬티는 “솔라시안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개인적인 바람은 전국투어다. 연주자는 무대가 스승이다. 짧은 시간에 완성한 연주력이 더 많은 무대를 경험하면 더욱 숙성될 것”이라며 “더 많은 무대 기회 제공”을 제안했다.

솔라시안의 성장일기는 6일간 함께 호흡 맞추기 후인 11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무대에서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으로 확인할 수 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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